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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명 사망’ 지중해 이민선 침몰… 3일 전에도 같은 사고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이민자들을 싣고 이탈리아로 향하던 선박이 침몰해 최소 29명이 숨지고 11명이 구조됐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튀니지 해안에서 비슷한 사고가 일어난 지 사흘 만이다. 지중해를 넘어 이탈리아로 건너가던 이민선 침몰은 이달 중순에도, 그보다 앞선 지난 달에도 있었다. 악명 높은 지중해 뱃길의 계속된 사고에도 유럽을 향하려는 이민자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6일 B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지중해에 접한 튀니지 해안에서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국가 출신 이민자 등이 탄 이민선 3척이 가라앉아 최소 29명이 숨지고 11명이 구조됐다고 튀니지 해안경비대가 전했다. 이 중 한 선박에서만 20명이 숨지고 실종자도 6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사고는 지난 23일에도 발생했다. 튀니지 스팍스시 연안에서 출발해 이탈리아로 향하던 이민선 5척이 침몰해 최소 9명이 숨지고 67명이 실종됐다. 2주 전인 지난 12일에는 이탈리아로 향하던 리비아발 이민선 1척이 전복돼 30명이 실종됐고, 한 달 전인 지난달 26일에는 이탈리아 서남부 칼라브리아주 동쪽 해안에서 튀르키예발 이민선이 난파돼 탑승객 76명이 숨졌다.


험난한 물살로 악명 높은 지중해 뱃길을 타고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진입하려는 이민자들의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온라인 데이터 포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지중해에서 사망한 이민자는 연평균 2020명이었다.

이런 가운데 튀니지는 최근 지중해를 통해 유럽에 진입하려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핵심적인 출발지가 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 튀니지에서 출발해 이탈리아 해안에 도착한 이민자는 1만2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00여명)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아프리카에서 지중해로 가는 또 다른 출발지였던 리비아에서 이민자 단속이 강화되자 옆 나라인 튀니지로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몰리고 있어서인 것으로 보인다.

튀니지에서는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이 2019년 당선 이래 권력 강화를 위해서 외국인 혐오적(xenophobic)이고 반흑인적인(anti-Black) 자세를 취해왔다. 여기에 튀니지 내 경제위기까지 맞물려 불법 이민자 단속이 강화되자 살 길을 찾는 이민자들은 유럽행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국가안보회의에서 “사하라 이남 국가에서 튀니지로 불법 입국하는 것은 튀니지의 인구 구성을 바꾸려는 목적의 범죄행위”라는 음모론을 제기해 아프리카연합(AU)과 인권단체 등은 “인종차별적인 혐오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튀니지의 재정안정이 확보되지 않으면 북아프리카 연안에서 거대한 난민 물결이 들이닥칠 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튀니지의 붕괴를 막기 위한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 국가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앞서 튀니지 해양경비대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튀니지를 거쳐 지중해를 건너지 못하도록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아프리카 국가에서 출발하는 이민선 79척을 막고 이민자 3000여명을 구금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25일 기준 지난 24시간 사이에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도착한 아프리카와 중동 이주민 숫자는 2500여명에 달했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