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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폭탄 둘러멘 남성… 에콰도르 도심 일대 마비


에콰도르 도심 한복판에 폭탄을 몸에 두른 남성이 나타나 일대에 한때 비상이 걸렸다. 카르텔 갱단원으로부터 협박받고 있던 이 남성은 불안감을 이기지 못해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30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일간지 엘우니베르살과 엘코메르시오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5분쯤 가슴과 다리 부분에 수상한 물체를 테이프로 꽁꽁 동여맨 한 남성이 에콰도르 최대 도시인 과야킬 도심 거리에 나타났다. 비닐에 싸여 노란 테이프로 칭칭 감긴 물체에는 전선으로 보이는 긴 물체도 달려 있었다. 시장 근처인 이곳은 당시 출근길 행인과 상인으로 붐비고 있었다.

그는 이 차림을 한 채로 한동안 거리를 서성였고, 다수의 행인에게 목격됐다. 당시 불안정한 걸음걸이를 보이며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시장 근처인 이곳은 당시 출근길 행인과 상인으로 붐비고 있었다.

수상한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해당 남성의 몸에 부착된 게 폭발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즉각 비상경보를 내리고 반경 120m를 통제했다. 경찰은 침착하게 접근했다. 약 30분간 대화하며 불안감을 누그러뜨린 뒤 오전 9시20분쯤부터 3시간에 걸쳐 폭탄 제거작업을 벌였다.

에콰도르 경찰은 이날 낮 12시52분쯤 트위터에 “기폭장치 등을 비활성화한 뒤 남성의 신체에 부착돼 있던 물체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이어 “에콰도르에서 신체에 부착된 폭발물 위협에 대응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에콰도르 SNS에는 이 남성의 안위와 경찰 대응과 관련한 영상 등이 공유됐다. 해당 남성은 현장 주변 귀금속 가게에서 일하는 직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아침에 괴한들의 공격을 받고 몸에 폭탄을 두르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갱단원들이 이 남성을 협박해 갈취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과야스주 주도인 과야킬은 태평양에 접한 항구 지역이다. 에콰도르 전체 인구 1800만명 중 약 280만명이 거주하는 에콰도르 최대 도시다. 이곳은 최근 유럽과 미국으로 향하는 마약 밀매 루트로 악용되고 있다. 카르텔과 연관된 각종 강력 사건도 반복되는 중이다. 앞서 2021년 9월과 11월에는 과야킬 리토랄 교도소에서의 폭동으로 180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