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IRA, 북미에서 배터리 부품 가치 50% 이상 제조-조립하면 보조금 지급

美 연방정부가 전기 자동차 배터리와 관련한 강경한 입장을 다소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세부 지침을 발표했다. 

부품 가치의 50% 이상을 북미에서 제조·조립하면 전기차 보조금을 주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한 배터리 소재가 들어간 전기차도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됐기 때문에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한시름 덜게 됐다는 평가다.

연방 재무부는 어제(3월31일) 배터리 규제 완화 내용을 골자로 한 IRA 전기차 세액공제 세부 지침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은 이 IRA 전기차 세액공제 세부 지침을 이 달(4월) 18일부터 발효하기로 결정을 내렸지만 동시에 60일간의 공개 의견 수렴 기간을 거치기로 했다.

앞서 미국은 전기차 한 대당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주는 IRA 전기차 세액 공제 프로그램을 지난해(2022년) 8월 제정했는데, 이 IRA 공제 프로그램 관련한 세부 규정안을 이번에 7개월만에 공개한 것이다.

IRA는 발효 이후 한국을 비롯해 외국에서 만든 전기차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한푼도 지급하지 않겠다는 과격한 내용을 담아서 한국, 일본,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반발이 매우 거세지자 미국 정부는 해당 국가들과 추가 협상을 통해 이 IRA를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당초 계획했던 일정보다 약 3개월 늦게 지금에 와서야 세부 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세부 규정안을 살펴보면 전기차 보조금은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사용하는 경우를 비롯해   미국 혹은 한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을 사용하는 경우 각각 3,750달러가 지급된다.

이번에 발표된 IRA 하위 규정에 따르면 미국은 전기차 배터리 부품이 부가가치 기준 50% 이상, 핵심 광물이 40% 이상의 조건을 각각 충족해야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한 셈이다.

다만, 이 비율은 연도별로 매년 단계적으로 높아지면서 핵심 광물은 2027년부터 80% 이상, 배터리 부품은 2029년부터 100%로 증가한다.

이번 세부 규정안에서 가장 관심이 쏠렸던 대목은 양극재·음극재 등 ‘배터리 광물’ 포함 여부와 첨단 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조정 여부였다.

이번 규정안에서 미국 정부는 배터리 부품을 음극판, 양극판, 분리막, 전해질, 배터리 셀, 모듈 등으로 정의하면서도 음극판, 양극판을 만드는데 쓰는 구성 재료는 배터리 부품으로 보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국 기업들은 양극판과 음극판을 미국에서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의 공정 과정을 굳이 바꾸지 않더라도 전기차 관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광물을 추출해 FTA 체결국에서 가공해 세부 규정에서 요구하는 일정 비율 기준을 충족하면 보조금 대상으로 인정받을 수있다는 내용까지도 포함됐다.

역시 한국 기업들에 유리한 조항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세부 규정안이 시행되면 당장 미국 내 세액공제를 청구할 수 있는 전기차 수가 일시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많은 전기차가 공제 대상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Wall Street Journal은 전했다.

다만 보조금을 받으려면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기존의 IRA 규정 테두리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내에서 전기차 생산 시점을 최대한 앞당겨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