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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 정치인들 장악…우크라에 소련 국기·레닌 동상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점령지에 친 러시아 정치인들을 심으며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가 심은 친 러시아 정치인들은 우크라이나의 국가기관들을 해체하고, 반대자들을 색출하는 등의 작업을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 영향력을 강화해 친러시아 정권을 수립하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종 목표를 이루려는 것이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11일 우크라이나 남부의 멜리토폴 시장실에 난입해 이반 페도로우 멜리토폴 시장 머리에 검은 봉지를 씌워 그를 감금했다. 이어 다음 날인 12일 멜리토폴 시장 자리에 친러 정치인을 앉혔다.

멜리토폴을 점령한 친러 정치인들은 멜리토폴에서 러시아 루블화를 법적 통화로 사용하고 러시아의 교과 과정을 가르치는 학교도 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 정부기관 청사에 소련 국기를 게양하거나 옛 소련의 지도자인 블라디미르 레닌의 동상을 복원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2013년 말 당시 우크라이나 반 정부 시위대가 탈 공산화를 이유로 철거했던 레닌 동사잉 9년 만에 다시 세워지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는 러시아군이 2014년 반 정부 시위 당시 목숨을 잃었던 우크라이나인 100명을 추모하는 기념비를 철거하는 등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 곳곳에서 러시아 영향력을 강화시키려는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7일 “고문실이 설치되고 있고 지역 당국자들과 지역 사회 관계자들이 납치되고 있다”며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 통화를 러시아 화폐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지적하면서 서방이 러시아의 금융 시스템 제재를 가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민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