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유엔, 러시아에 마리우폴 지역 ‘즉시 휴전’ 촉구


유엔이 러시아 정부에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즉각 휴전할 것을 촉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아민 아와드 유엔 우크라이나 위기 조정관은 24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도시에 갇힌 민간인의 철수를 위해 마리우폴에서 즉각 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마리우폴에서 여성과 어린이, 노인을 포함한 민간인 수만 명의 목숨이 위협받고 있다”며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지금 당장 싸우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휴전이 늦어질수록 더 많은 생명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오늘, 즉 바로 지금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어야 한다. 내일은 너무 늦다”고 호소했다.


유엔의 이날 성명은 전날 마리우폴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려는 시도가 실패한 후 나왔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에 마리우폴 시민의 안전을 요구하며 이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안전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마리우폴에서 여성과 어린이, 노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인도주의 통로 설치에 합의했지만,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대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4대의 버스가 합의 당일 마리우폴에서 피란민을 태우고 도시를 빠져나간 게 전부다. 우크라이나 전날 정부는 마리우폴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려는 시도가 러시아군의 위협으로 실패했다고 밝혔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친러 분리주의 반군의 거점인 루한스크·도네츠크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두 지역 간 육로 연결을 위해 이곳을 핵심 공략지로 낙점했다.


침공 전 인구가 45만명에 조금 못 미쳤던 마리우폴에는 현재 약 10만명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아있는 주민들은 식량이나 식수, 전기 등이 끊겨 기본 생활조차 이어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두 달 가까이 러시아군에 포위돼 집중 공격을 받은 마리우폴은 도시 기반시설의 90% 이상이 파괴돼 폐허로 변했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대부분 지역을 장악해 마리우폴 민간인의 피해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서방 세계와 우크라이나 정부는 많게는 수만명의 마리우폴 시민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 중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