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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타니 팬클럽 ‘Shotime KOREA’, 500여명의 열혈 오타니 팬들

야구계 최고의 수퍼스타 쇼헤이 오타니의 팬클럽이 한국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다.

LA Times는 어제(3월18일) 서울발 기사를 통해 한국에 있는 오타니 팬클럽을 소개했다.

쇼헤이 오타니 이름 일부를 합성한 ‘Shotime KOREA’가 오타니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만든 오타니 팬클럽 명칭이다.

이 ‘Shotime KOREA’는 지난 15일(금)에 LA 다저스 선수단이 입국하는 시간에 맞춰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대형 현수막을 걸어두고 회원들이 Goatani Go라는 글이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나타나 수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고 LA Times 서울 특파원에 의해 소개됐다.

한국 오타니 팬클럽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이재익 회장으로 SBS 라디오 프로듀서이자 1997년 월간 문학 사상에 소설 ‘질주질주질주’로 등단한 소설가다.

500여명의 한국 팬들을 이끌고 있는 이재익 회장은 9년전인 2015년에 처음으로 오타니 존재를 인식하게 됐다.

당시 국제 야구 토너먼트 대회인 프리미어 12에 오타니가 21살의 어린 나이로 일본팀 투수로 참가했는데 한국과 일본의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등판했고 인상적 피칭을 했다.

그때만 해도 한국 야구 밖에 몰랐던 이재익 회장은 21살 어린 일본 투수가 던지는 엄청난 공에 전율을 느꼈다.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2경기 동안 13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21개를 잡아냈고 안타를 단 3개만 허용한 거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기 때문이다.

한국과 경기에서 해설자가 오타니가 공도 좋고 얼굴도 잘생겨 인기가 높다고 하자 이재익 회장은 속으로 “잘해봐라. 야구를 얼굴로 하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얼굴 만큼이나 잘 던진다는 것을 생중계 방송을 보면서 알게됐다.

오타니의 100마일이 넘는 빠른 공에 삼진 아웃을 당한 한 한국 대표팀 타자는 덕아웃으로 돌아와 “이건 불공평하다. 이런 공을 어떻게 치냐?”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오타니라는 존재가 각인된 후 이재익 회장은 오타니를 지켜봤다.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이도류로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고 결국 2018년에 LA 에인절스와 계약하면서 MLB에 당당히 진출했다.

MLB에서도 이도류를 하겠다고 했지만 첫 2년 동안 공격이 터지지 않았고 부상으로 마운드에서도 한동안 공백을 겪는 등 평탄치 않은 어려운 출발을 했다.

이재익 회장은 한 온라인 스포츠 포럼에 오타니가 Two Way Player가 아니라 Neither Way Player에 머물 것이라고 혹평에 가까운 예언글을 올렸다.

그런데 이재익 회장이 예언글을 쓰고 난 다음해인 2021년에 오타니는 타자로서 46 홈런을 때려냈고 투수로 156 탈삼진을 잡아내 MLB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즌을 보낸 선수로 기록되게 됐다.

ESPN 등 주류 스포츠 매체들은 오타니의 2021년 기록이 야구를 상징하는 선수 베이브 루스와 견줄 수있는 수준이라고 극찬했다.

이재익 회장도 이 때부터 오타니에 빠져서 오타니의 팬이 됐다.

그러면서 현실에 타협하고 안주한 자신과 비교하면서 이도류 꿈을 쫒아서결국 실현해낸 오타니에 매료되고 말았다.

이재익 회장은 1997년 월간 문학 사상에서 당시 22살 나이로 소설 ‘질주질주질주’로 등단한 촉망받는 소설가였다.

2001년에는 시나리오 공모전에도 참가했고 거기에서도 뽑혔다.

2001년 시나리오 공모전 심사위원중에는 봉준호 감독이 있었는데 그때는 봉준호 감독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전이었다.

이재익 회장은 시나리오 작가로 봉준호 감독과 함께할 기회도 있었지만 불확실한 영화 예술에 자신의 미래를 맡길 수없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SBS 방송국에 PD로 채용되자 결국 영화 대신 SBS 입사를 결정했다.

봉준호 감독은 2001년에 자신이 구상한 영화를 위해서 시나리오 작가를 비롯한 인재들을 모으고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그 2년 후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가 개봉했고 바로 ‘살인의 추억’이었다.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힌 ‘살인의 추억’을 발판으로 봉준호 감독은 승승장구했고 ‘기생충’으로 2019년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거머쥐었다.

이재익 회장은 SBS 방송국의 라디오 PD로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좋은 차를 타고 한강이 보이는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등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답답함도 느낀다.

그래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며 성공을 거듭하는 오타니를 보면서 항상 세상과 타협한 자신과 다른 그 모습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팬이 된 것이다.

이른바 ‘오타니 덕후’로 오타니와 관련한 여러가지를 모으고 수집한 이재익 회장은 스스로 작은 박물관이라고 부를 정도로 오타니 관련한 각종 물품을 모은 방을 갖고 있다. 

야구 카드, 유니폼, 일본 잡지 등 오타니와 관련된 다양한 물품들이 비치돼 있다.

다른 회원들도 이재익 회장과 비슷하게 오타니의 도전 정신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이 들 오타니 한국 팬클럽 ‘Shotime KOREA’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타니와 인사하고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것을 기대했지만   워낙에 많은 인파들 때문에 오타니는 가벼운 목례를 하고 지나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