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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이번엔 몰도바 침공?…친러 지역서 연쇄 폭발


몰도바와 우크라이나 사이 친러시아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란스니스트리아 경찰은 25일(현지시간) 자칭 ‘수도’ 티라스폴의 국가보안부 건물에 로켓추진수류탄(RPG)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잇달아 발생했다고 밝혔다. 트란스니스트리아 내무부는 소셜미디어(SNS)에 건물이 깨지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공개했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소련 붕괴 이후 분리독립을 선언하고 1992년 몰도바와 전쟁을 거쳐 현재는 친러 성향의 분리주의 세력이 국가 수립을 선포한 곳이다. 인구 47만명이 거주하는 이곳은 법률상 여전히 몰도바의 영토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국가다. 현재 러시아군 1500여명이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주둔 중이다. 이 병력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는데 동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몰도바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날 사건의 목적은 헌법기관이 통제하지 않는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의 안보 상황을 악용할 구실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의 계획된 도발이다”고 주장했다. 이를 명분 삼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처럼 군사행동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트란스니스트리아 지도부가 이미 며칠 전부터 건물에 벙커를 설치하려는 등 수상한 움직임이 보였다고 밝혔다. 국방정보국은 “확실히, 이번 사건은 공황을 유발하고 반우크라이나 정서를 주입하기 위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꾸민 도발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러시아군 중부군관부 루스탐 민네카예프 부사령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지역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통해 트란스니스트리아로 가는 출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를 지나 몰도바까지 세력을 확장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아울러 그는 “트란스니스트리아에도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인구에 대한 억압 사실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우크라이나 정부가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어 사용 주민들을 탄압하고 있다는 구실을 들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