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SNS를 통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캠페인 광고를 조작해 패러디한 영상을 리트윗하자 개빈 뉴섬 CA주지사가 즉각 인공지능 악용을 방지하기 위한 관련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머스크 CEO는 여기에 “미국에서 패러디는 합법이다”라고 맞받아치면서 두 사람 사이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김신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테슬라 최고경영자이자 구 트위터 X의 소유자 일론 머스크가 리트윗한 게시물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자 민주당 대선 후보의 캠페인 영상을 패러디한 것입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음성을 조작해 만든 것으로 여겨지는 문제의 패러디 영상은 "나 카멀라 해리스는 조 바이든이 토론에서 마침내 그의 노쇠함을 드러냈기 때문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됐다"는 말로 시작됩니다.
또 “나는 여성이자 유색인종이기 때문에 선택됐으며, 만약 누군가 내가 하는 말들을 비판한다면 스스로를 성차별주의자나 인종차별주의자임을 인정하는 것이다”라는 말로 이어집니다.
머스크는 해당 영상에 "대단하다(amazing)"는 멘션을 달아 리트윗했습니다.
개빈 뉴섬 CA주지사는 어제 (29일) 저녁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광고 영상 음성을 조작하는 것은 불법이어야 한다”라며 “몇 주 안에 이를 단속하기 위한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자 머스크는 여기에 또 “미국에서 패러디는 합법이다”라고 맞받아쳤습니다.
두 사람 사이 신경전은 지난 16일 머스크가 자신의 우주기업 스페이스 X와 소셜미디어 X의 본사를 모두 CA주에서 텍사스로 이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머스크는 이전 이유에 대해 개빈 뉴섬 주지사가 최종 서명한 법안 AB 1955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새 법안 AB 1955는 학교가 학생들의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알고 있어도 부모에게는 비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에 머스크는 “뉴섬 주지사의 법안이 가족과 회사들이 자녀를 위해 CA를 떠나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주 정부가 당신의 자녀를 빼앗아 갈 것”이라고 격분했습니다.
이번 트윗전을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일론 머스크가 가짜 게시물을 엄격히 관리해야하는 한 SNS의 소유주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앞장서서 규칙을 무너트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섬 주지사에 대해서는 AI 패러디 영상에 법안까지 마련하겠다는 등 지나치게 권위주의적인 모습으로 민주주의에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김신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