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올해(2022년) 1분기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각에서 에상하는 것처럼 경기침체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 고공행진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19 사태 속에 미국 경제 국내총생산, GDP가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렇게 되자 8%가 넘는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강도높은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행보에도 이번 1분기 역성장 쇼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방 상무부가 올 1분기 국내총생산, GDP 증가율에 대해서 연율 -1.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고 Wall Street Journal이 보도했다.
당초 Wall Stret Journal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0% 증가를 밑돈 것이다.
게다가 이번 1분기 직전 분기인 지난해(2021년) 4분기에 무려 6.9% 성장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하락한 것이어서 더 충격적이다.
이로써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Lockdown됐던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팬데믹이 2년 이상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비롯해서 무역적자 확대, 재고투자 감소, 정부 부양책 감소 등이 계속돼 美 경제 악영향을 미쳤고, GDP 역성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1분기 미국의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우면서 전체 GDP를 3.2%p나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는데 개인과 기업의 경제 활동이 심각할 정도로 위축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무역적자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재고를 쌓는데 더 적은 재원을 투자한 것이 미국 전체 GDP를 0.8%p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 40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인플레이션도 경기 둔화 핵심 요인 중에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역성장 발표 후 우려가 커지는 조짐이 보이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상무부 1분기 GDP 발표 직후 즉각 성명을 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 역사적인 도전에 직면하는 상황에서 지난 1분기 미국 성장률이 기술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하면서 미래가 밝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소비 지출과 기업 투자 등이 여전히 강력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소비와 기업투자가 견고해서 미국 경제 충격 우려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Wall Street Journal에 따르면 1분기 개인 소비는 연율 기준 2.7% 늘었고, 서비스 지출은 4.3%, 설비 투자 역시 연간 9.2% 각각 증가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이처럼 지표들이 탄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올 1분기의 경우 다음 분기의 견고한 성장을 위한 숨 고르기 구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0주 연속 20만여명대를 유지하는 등 견고한 고용시장이 개인 소비 여력을 뒷받침하고있고, 가계 자산 역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물가 상승률을 넘어서는 지출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따라 이번 1분기에 미국 경제가 역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당초 계획대로 강력하게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현재 수요가 워낙 강하다보니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하면서 연준의 강한 금리인상이 경기를 냉각시키는 요소가 아니라 수급 격차를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연준이 정책 신뢰 측면을 감안하는 측면에서도 금리 인상 행보에서 후퇴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그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다수의 연준 위원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이유로 공격적인 긴축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여러차례 ‘빅스텝’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3차례에 걸쳐 0.5%p씩 빠르고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해왔는데 이번 역성장을 이유로 계획을 바꾸는 결정을 하게된다면 연준의 정책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책을 실행할 때 그런 정도 예상도 하지 못했냐는 비판이 나올 경우 연준 입장에서는 쉽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계획대로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깜짝 역성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기 지표 둔화를 지목하면서 자칫 연준의 공격적 긴축 행보가 1970년대나 1990년대 초에 일어난 스태그플레이션을 재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오는 것으로 현재 물가가 워낙 높은 수준에서 내려올 줄 모르고 계속 유지되고 있어 금리인상으로 물가가 내려오기전에 경기침체가 먼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것인데 연준은 고용지표 등 미국의 경제가 상당히 좋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록 GDP가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문제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