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인의 인종 정체성이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선거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고 보도했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 내 다인종 인구는 지난 2010년 900만명에서 2020년 3천400만명으로급증했다.
이는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수준이다.
특히 2014년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8% 이상이 2000년 인구조사 때 선택했던 인종 표기를 10년 뒤인 2010년 조사 때 바꾼 것으로 추정됐다.
정치학자들은 혼혈 인구 증가로 인종적 구분이 모호해짐에 따라 교육 수준이나 계층, 종교, 지역과 같은 요소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에서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전처럼 인종 정체성만 공략해서는 표를 얻기 어렵다는 의미다.
워싱턴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인구학자 윌리엄 프레이는 향후 몇 년 안에 전통적인 인종 범주가 줄어들 것이라며 인종 정체성에만 의존해온 정당들은 이제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아직 이런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짚었다.
대선이 2주 남짓 남았는데도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특정 인종이나 민족 집단의 표심만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선거 운동 과정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주로 지지해온 흑인 남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을 쏟아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스패닉 공략에 열을 올렸다.
공화당 활동가 드로셋은 두 정당 모두 인종 정체성이 줄어들고 복잡해지고 있는 미국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