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면한 국제 현안을 놓고 글로벌 리더들이 해법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가 오늘(24일) 막을 내렸다.
다보스포럼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의 국제회의센터 대회의장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등이 나온 세계 경제 전망 토론회를 열고 폐막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뵈르게 브렌데 다보스포럼 총재는 폐회사를 통해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은 우리가 세계를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 방법을 논의했고, 각국의 리더들은 그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여줬다고 총평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각국 정상급 인사 50여명을 포함해 재계,학계,국제기구 등을 대표하는 유력 인사 2천500여명이 참석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전쟁, 기후변화, 인공지능(AI)의 미래 등 국제사회가 풀어내야 할 핵심 의제가 논의됐다.
그러나 '주인공'은 회의장을 직접 나오지도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었다. 그는 화상연설을 통해 전 세계를 향해 '달라질 미국'을 선포했다.
올해 행사는 협력 없이는 풀 수 없는 공통 현안들에 대한 논의를 세심하게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AI 현안이 대표적이다.
'지능화 시대의 협력'이라는 올해 행사 타이틀에 걸맞게 기존 이분법적 논의 구도를 탈피하려는 기획 의도가 엿보였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CEO와 '유럽판 챗GPT' 미스트랄의 아르튀르 멘슈압둘라 알스와하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정보기술부 장관, 클라라 샤페즈 프랑스 인공지능·디지털 기술 담당 장관 등은 AI 거버넌스 포럼에서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허위정보 유포나 정보 접근성 격차 심화 등 AI의 부작용을 막자는 데 공감하면서도 당국의 중앙집중형 통제를 지양하고 AI 업계의 혁신을 정부가 함께 돕는 방식으로 규범체계를 합의해 업계의 혁신을 가속하자는 결론을 도출했다.
기후위기 심각성도 거듭 강조됐다.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약속한 지구 온도 상승 제한폭인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가 지난해 깨졌다는 세계기상기구WMO의 발표가 지난 10일 발표된 터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재생에너지 전환에 소극적인 각국 정부와 업계의 태도를 '화석연료 중독'이라고 지적하며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괴물이라 질타했다.
관세를 동원한 보호주의 무역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에 즈음해 차분한 대응을 강조한 목소리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전날 토론에서 관세가 자유무역을 해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지 않고 무작정 보복 관세로 맞서면 재앙을 초래할 거라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국제사회의 이목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쏠려 있다는 사실을 다보스포럼 주최 측은 시의적절하게 고려했다.
직접 참석은 아니지만 실시간 온라인 화상연설을 통해 그의 입장을 직접 듣는 연설 순서를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포럼 연설은 국제사회를 향해 미국의 국익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선언했다.
글로벌 협력이라는 행사 취지가 무색해질 정도의 강력한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미국이 유럽연합EU와 교역에서 수천억 달러의 적자를 본다며 필요시 동맹국이라도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압박했다.
기후위기에 맞선 탈탄소 협력 논의가 한창이던 포럼 현장에서 석탄의 장점을 설파하는가 하면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 뉴딜'을 '녹색 사기'라고 조롱했다.
AI 선도국의 대통령으로서 지능화 시대의 청사진을 제시하기보다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의 빅테크를 과징금으로 규제한 EU의 결정이 '일종이 세금'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안보 문제를 두고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