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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견제 위해 솔로몬제도 대사관 재개설


미국이 남태평양 도서국 솔로몬제도에 30년 만에 대사관을 재개설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관계 개선에 나서려는 조치다.

국무부는 1일(현지시간) 솔로몬제도 수도인 호니아라에 지난 1월 27일 자로 대사관을 다시 열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대사관을 다시 연 것은 양국 관계의 갱신, 양자 관계와 솔로몬제도 국민,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우리의 공약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최근 의회에 대사관 재개설 계획을 통보하며 2명의 외교관과 5명의 현지 직원이 우선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사관은 러셀 코모 임시 대사 대리가 이끌 예정이다.

미국의 조치는 중국이 지난해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태평양 섬 지도자들을 초청해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막고, 섬 주민들의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무부도 의회에 대사관 재개설 이유를 설명하며 “중국이 비용이 많이 드는 인프라를 위한 차관 제공 등 터무니없는 약속을 하는 방식으로 솔로몬 제도의 정치 및 비즈니스 엘리트들과 교류를 모색하면서 미국과 솔로몬제도 간 유대가 약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증대하는 영향력에 대한 무게추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고 이 지역의 중요성에 상응하는 우리의 관여를 심화하기 위해 미국이 외교적으로 영구적으로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중국이 솔로몬제도에서 완전히 자리 잡기 전인 지금이 기회”라고 강조했다.

솔로몬제도는 냉전 시대 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로 주목받았다. 미국은 그러나 냉전 이후 1993년 예산을 삭감하며 대사관을 폐쇄했다. 그러나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태평양 도서국과 관계를 강화하면서 다시 미·중 경쟁의 무대로 떠 올랐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