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과 마주한 산둥성에 설치한 초대형 장거리 조기경보 레이더는 한반도의 미사일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탐지거리를 문제 삼아 한국에 경제적 보복을 가했던 중국은 2019년 11월 이후 이 레이더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위성사진에 포착된 중국 동부의 레이더는 한반도와 일본 열도 등의 미사일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2일 보도했다.
중국군 소식통은 “새 레이더는 북한 한국 일본으로부터의 미사일 위협을 감시하기 위해 사용되는 대형 위상배열레이더(LPAR)”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레이더가 언제 설치돼 운용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LPAR은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조기경보, 위성추적, 우주활동 감시 등에 활용된다.
앞서 미국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뉴스는 상업용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 2월 촬영한 사진과 2018년 6월 찍힌 사진을 비교해 기존에 있던 LPAR 옆에 새 LPAR이 설치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해당 레이더가 2019년 11월 이후 설치됐고 북동쪽을 향하고 있으며 한반도와 일본 열도, 러시아 극동지역이 탐지 범위에 들어온다고 추정했다. 기존 레이더는 대만이 있는 남동쪽을 향하고 있다.
SCMP는 “올해 들어 북한의 잇단 미사일 시험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레이더 사진이 공개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LPAR의 세부 제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레이온사의 조기경보 레이더 페이브 포스와 물리적으로 유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LPAR은 좌우 120도, 상하 3~85도 범위를 탐지할 수 있다고 추정된다. 페이브 포스는 약 5600㎞ 이내 범위에 있는 10㎡ 목표물을 탐지하게 돼 있어 LPAR의 탐지거리 역시 수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동중국해 연안에 있는 저장성 린안 지역과 동북 헤이룽장성에도 LPAR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