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6년 만에 ‘평양국제마라톤경기대회(평양마라톤)’를 재개했다.
이번 대회에는 외국인 선수들도 공식 초청돼 눈길을 끌었다.
BBC News는 8일 전이었던 지난 6일(일) 평양의 류경정주영체육관 일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 약 2,000여 명에 달하는 내·외국인 러너가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북한인들이었고 외국인들은 100여 명 정도가 평양을 달렸다.
평양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 지난 2020년부터 계속 국경을 전면 봉쇄하고, 외국인 선수들 참가를 전면적으로 금지시켰지만, 이번 2025년 대회부터 다시 문호를 개방했다.
평양 마라톤 대회 주최 측은 문호를 재개방한 것에 대해서 코로나 19 상황이 이제는 확실히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방역·보건·경호 체계 완벽한 구축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이번 대회 남자부에서는 북한의 김정원 선수가 2시간 11분 05초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것은 평양 마라톤 사상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여자부에서도 역시 북한의 전수경 선수가 2시간 30분 12초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밖에 중국과 러시아, 이탈리아 등 15개국에서 온 100여 명의 외국인 러너들이 평양 거리를 누비면서 이번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미국 선수는 대북 제재와 비자 문제 등으로 이번에도 참가하지 못했다고 CBS News가 전했다.
평양 마라톤 대회 코스 전 구간에는 경찰과 인민보안군 병력 수백 명이 배치됐으며, 주요 교차로는 차량 통제와 함께 대형 스크린 등을 통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영상과 ‘인민 건강 증진’ 슬로건이 상영됐다.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전용 버스와 숙소가 제공됐는데, 자유 이동은 엄격하게 제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당국은 평양 마라톤 재개를 통해서 대내외에 ‘정상 국가’라는 이미지를 과시하고, 관광 수입 회복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3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외국 손님을 환영한다며 문화·체육 교류를 확대하라고 지시를 내린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에서 열린 평양 마라톤이 북한의 대외 개방 의지를 상징하는 행사라면서 향후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더 늘리는 것과 더불어 국제 스포츠 이벤트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평양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던 한 러시아 선수는 CBS News와 인터뷰에서 평양의 도로와 환경이 대단히 깔끔하면서도 안전해서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어 아쉬웠다는 소감도 전했다.
북한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이벤트를 실시하는 경우 이제 어느 정도 수준까지 관광·체육 교류 문턱을 낮출지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