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메멧 오즈(Mehmet Oz) 박사가 제48대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 관리자로 확정돼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방 상원은 13일 전이었던 지난 3일(목) 메멧 오즈 박사를 새로운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 관리자로 투표를 통해 승인했다.
이로써 메멧 오즈 박사는 미국 내 1억 7,200만 명이 넘는 의료보장 수혜자의 건강보험 정책을 총괄하게 됐다.
로이터 통신은 연방상원 표결이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립 속에서 53대 45 표로 8표 차이로 처리돼 당파적 색채가 강한 투표였다고 분석했다.
“의료보장 책임질 새 수장”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2024년) 11월, 메멧 오즈 박사를 차기 CMS 관리자로 공식 지명하며 “오즈 박사가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예산 낭비와 부정행위 등을 근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메멧 오즈 박사가 CMS 총 책임자로서 예방 중심의 의료 인센티브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CMS는 메디케어(65세 이상·장애인 의료보험),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어린이건강보험(CHIP), ACA(오바마케어) 보조금 등을 총괄하며 연간 2조 6천억 달러 예산을 운영하는 막강한 기관이다.
메멧 오즈 박사는 심장·흉부외과 전문의 출신으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인기 TV 토크쇼 ‘The Dr. Oz Show’ 진행을 맡았다.
당시 TV 토크쇼 사회자로 상당한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메멧 오즈 박사는 공직 경험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2022년 펜실베니아 주 상원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정치권에 데뷔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스포츠·피트니스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결국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총 책임자 역할을 하게 됐는데 지난 2월에 “보건산업 주식을 전량 매각할 것”이라는 약속을 해서 주목받았다.
논란과 우려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 기조
메멧 오즈 박사 지명 이후 공화당 지도부는 메디케이드 예산을 최대 8,800억 달러까지 삭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예산을 절감하는 명분으로 ‘사기·남용 방지’를 내세웠지만, 민주당은 “저소득층·장애인 혜택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실제로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메멧 오즈 박사는 “메디케이드가 소중한 프로그램”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했지만, 구체적 삭감 한도에 대해서는 “의회와 협의하겠다”고만 답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체납 세금 논란
연방상원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민주당 측은 메멧 오즈 박사가 2021~2023년 사이 메디케어 세금 40만 3,739달러를 체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정부윤리국(OGE)은 “법적 위반 사항은 없다”며 민주당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메멧 오즈 박사에 면죄부를 부여했다.
그래도 민주당은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수장으로서 도덕적인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메멧 오즈 박사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비만 치료제·약가 정책 메멧 오즈 박사 취임 직후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핵심 사업으로서 추진하고 있었던 메디케어·메디케이드 대상 비만 치료제 급여 확대 계획을 철회했다.
여기서 얘기하는 비만 치료제는 웨고비와 제프바운드 등이다.
조 바이든 전 정부가 추진하던 이 비만 치료제 급여 확대 정책은 연간 최대 350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AP 통신은 이같은 비만 치료제 급여 확대가 약물 접근성 확대를 통해 장기적으로 당뇨와 심장질환 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 측에서는 시기상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메디케어는 비만 치료제를 당뇨병·심장질환 환자에게만 처방·급여하고 있으며, 주 정부·민간보험사별로 비만 치료제 급여 정책이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전 정부의 비만 치료제 급여 확대가 중장기적으로 의료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지만,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는 추가 비용·효과성 분석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앞으로의 과제
1.예산 운영의 균형 메멧 오즈 박사는 “예방 중심 인센티브 확대”를 공언했지만, 삭감과 보조 정책 간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관건이다.
2.약가 협상 및 가격 통제 고가의 항암제·희귀질환 치료제 등에 대한 가격 협상권 강화 여부가 주목된다.
3.ACA 보조금·메디케어 어드밴티지 개혁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민간 보험사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인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규제 완화·강화 방침이 향후 의료시장 판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메멧 오즈 박사는 의회·이해관계자와 협력해서 환자들 중심의 의료정책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치적 편가름이 심한 의회 구도 속에서 얼마나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가 발표할 예산·약가·보조금 정책의 세부안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