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에서 무심코 과속했다가는 눈에 띄지 않는 순찰차에 단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 CHP가 정식 순찰차처럼 보이지 않는 ‘위장형 순찰차’를 도입해 도로교통법을 위반하는 차량들을 단속하기로 했다.
션 더리(Sean Duryee)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 CHP 국장은 차량 단속을 효과적으로 할 수있도록 위장 순찰차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운전자들의 눈을 피해서 단속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형 ‘위장 순찰차(Specially Marked Patrol Vehicles)’ 100대가 배치된다.
기존의 검정·흰색 도색과 금색 엠블럼이 선명했던 순찰차들과 달리, 이번에 도입되는 차량은 일반 차량처럼 보이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션 더리 CHP 국장은 고속도로에서 많은 운전자들이 과속을 비롯해서 칼치기와 꼬리물기 등 위험하게 차량을 몰다가 일반 순찰차를 보면 일시적으로 얌전하게 운전하다가 순찰차가 지나가면 다시 난폭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위장 순찰차들이 그러한 운전자들을 현장에서 적발하고 책임까지 묻기 위해서 도입됐다는 것이 션 더리 CHP 국장의 설명이다.
이번에 새롭게 배치되는 100대의 신형 위장 순찰차는 2024년형 닷지 듀랑고(Dodge Durango) SUV 차량으로 구성됐다. 차량의 색상은 검정·은색 등 일반 승용차와 유사하며, 차량 옆면에 부착된 CHP 마크도 차 색상과 비슷한 색조로 처리돼 육안으로 보려고 해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여서 자연스럽게 일반 차량으로 보인다.
여기에 차량 지붕에 장착된 경찰차의 상징인 경광등도 없는데, 그릴 안쪽과 차량 내부에 불빛이 숨겨져 있다가 단속 시점에만 작동한다.
CHP는 이번에 우선 25대를 투입하고, 6월까지 총 100대를 주간이나 야간 고속도로에 집중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위장 순찰자도 반드시 유니폼을 착용한 경찰관이 운전하게되는데, 외형이 기존 경찰차에 비해 다소 이상하더라도 공식적인 법집행 차량이다.
따라서 적발되면 모든 운전자들은 위장 순찰차 지시를 따라야 한다.
이런 CHP의 위장 순찰차 도입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교통사고 예방보다 과태료 수익 증대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도 제기되고 있다.
평소 ‘Mr. Ticket’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의 명성을 갖고 있는 미첼 메디(Mitchell Mehdy) 샌디에고 교통 전문 변호사는 CBS 8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안전을 위한 조치라기보다는, 단속을 강화해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미첼 메디 변호사는 정부가 뭔가 조치를 취하면, 우연히도 항상 돈을 더 벌게 된다고 비아냥거리며 꼬집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구형 순찰차 Crown Vic으로 정정당당히 싸우라는 등 위장 순찰차 도입에 대한 강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하루 평균 1,000여 건에 가까운 각종 난폭 운전 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며, 지난해(2024년)에는 시속 100마일 이상 과속 티켓이 18,000건 이상 발부됐다.
교통사고의 약 30%는 과속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CHP는 위장 순찰차 도입이 이러한 통계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대응책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불만을 일축했다.
이제 더 이상 눈에 띄는 경찰차만 조심해서는 안 되는 시대다.
캘리포니아 주의 고속도로 운전자들은 어느 차량이 단속 중인 경찰차일지 모른다는 점을 기억하고, 교통 법규 준수를 더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