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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주 의회 공청회, 시민들 발언 기회 없어.. ‘유명무실’

캘리포니아 주 의회가 해마다 수천 건의 법안을 다루면서 그 때마다 수많은 공청회가 열려 법안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예산 부족과 시간의 압박 등의 이유로 인해서 일반 시민들의 발언 기회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공청회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형석 기자입니다.

법안을 처리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절차 중 하나가 공청회다.

입법기관인 의회가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가감없이 청취할 수있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번 회기에도 약 2,300여 건의 법안이 제출된 가운데, 공청회 절차가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LA 카운티 출신의 랜든 모리슨 씨는 약물 중독 회복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법안을 지지하기 위해 새벽 4시에 출발해 6시간 동안이나 운전을 해서 오전 10시 공청회 시간에 맞춰 새크라멘토에 무사히 도착할 수있었다.

하지만 정작 공청회에서는 앞선 발언자들이 시간을 초과해서 랜든 모리슨 씨는 6시간 운전에도 불구하고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랜든 모리슨 씨는 중독자라는 낙인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을 느꼈다며, 대단히 실망스러운 경험이었고,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고 무당파 비영리 독립언론기관 CalMatters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공청회에서는 주로 로비스트나 정치권 내부 인사들에게만 실질적인 발언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일반 시민은 이름, 소속, 찬반 입장만 말할 수 있는 이른바 ‘Me too’ 형식의 간단 발언만 허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례로는 미국 원주민 출신의 앨버트 틋만 씨가 기후 관련 세금 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하려고 했지만, 사회를 보고 있던 의장이 앨버트 틋만 씨의 발언을 중간에 끊어버렸고 경호 인력이 틋만 씨를 강제로 마이크에서 멀어지게 하는 장면도 볼 수있었다.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공청회를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법안은 이미 비공개 절차를 통해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샌디에고 출신 공화당 소속 칼 드마이오 주 하원의원은 캘리포니아 주 의회 공청회에 대해 정치 연극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칼 드마이오 주 하원의원은 거의 대부분의 의원들이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로 공청회장에 들어온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법안에 실제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온라인을 통한 입장문 제출, 지역구 의원과의 미팅 등 공청회보다 다른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로비스트 제니퍼 피어링 씨는 공청회에서 1분의 발언보다 지역구에서 의원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현실 때문에 공청회 제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청회에 참석한 경험이 있는 시민들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갔는데, 단 몇 초 발언조차도 제대로 허락되지 않았다면서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제도적인 개선과 형평성 있는 발언 기회 보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시골 지역이나 원주민 커뮤니티, 이민자 커뮤니티처럼 정치적 영향력이 약한 주민들이 더 소외받는 현실이 지속되고 있어, 의회의 구조적 개선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