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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술 없는 밤' 찾는다.. LA 심야 찻집(Teahouse) 인기[리포트]

[앵커멘트]

최근 LA 의 밤 문화가 조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음주 대신 차를 즐기는 새로운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 밤에 술집이나 클럽 대신 '찻집(Teahouse)'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인타운을 비롯한 LA 곳곳에서 늦은 밤 문을 여는 찻집들이 인기입니다.

전예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화려한 조명과 시끄러운 음악, 술잔 대신 은은한 조명과 따뜻한 찻잔.

최근 LA 젊은층 사이에서 심야 찻집이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늦은 밤까지 문을 여는 이 찻집들은 단순한 카페가 아닙니다.

명상, 대화, 낭독회, 독서 등 조용한 교류를 중심으로 한 '제3의 공간'으로, 기존의 술 중심의 밤 문화를 대체하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최근 LA 한인타운에 새롭게 문을 연 찻집 '자이(Jai)'.

태국계 중국인 모델이자 명상 트레이너인 업주는 밤늦게 술 없이 보낼 공간 부족하다고 느낀 뒤 가게를 열게 됐습니다.

주말 저녁 이 곳에서는 시와 이야기, 음악이 오가는 특별한 이벤트가 열리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차와 함께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며 새벽 3시까지 머물렀습니다.

이 외에도 LA 다운타운과 차이나타운 등 소셜미디어에서 입소문을 타고 대기자 명단이 생긴 심야 찻집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어떤 곳은 다도 문화를 선보이기도 하고, 어떤 곳은 자유분방한 보헤미안적인 분위기를 풍기기도 합니다.

또 어떤 찻집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거나 멤버십 회원만 입장이 가능한 곳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음주에 대한 거리감,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문화, 밤늦게까지 열려 있는 공공 공간의 부족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합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35살 이하 미국민의 음주율은 20년 사이 1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또 LA이스트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이후 LA시에서 패스트푸드점을 제외하고 밤 11시 이후에도 문을 여는 식당은 100곳 가까이 줄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심야 시간대 차를 마시면서 사람들과 교류하는 이 문화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LA 밤 문화를 다시 쓰는 새로운 움직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전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