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의 긴장이 완화되는 신호탄으로 보이는 조치가 나왔다.
한국 군 당국이 북한을 향해 송출하던 확성기 방송을 전격 중단한 것으로 영국의 공영방송 BBC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6월 한국 대선에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의 ‘남북 대화 재개’ 공약이 실제 조치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오늘(6월11일) 발표한 공식 성명을 통해 남북한 사이에 신뢰를 회복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혀서 화제가 되고 있다.
1년 만의 중단…북한 쓰레기 풍선 대응 차원에서 재개됐던 방송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북한 관계가 경색됐던 지난 2023년 북한이 남한으로 쓰레기 풍선을 지속적으로 날리자, 한국 군이 6년 만에 재개한 북한을 상대로한 심리전 수단이었다.
이 확성기에서는 한국과 세계 뉴스, 민주주의 관련 정보, 그리고 한국 사회의 삶 등의 내용을 방송함으로서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세계의 소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그래서 북한은 이 확성기 방송을 '전쟁 행위'로 간주하며, 과거에는 확성기 시설 폭파 위협까지 가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했다.
새 정부의 남북 정책 전환…여전히 논란도
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하자마자 단행한 첫 남북 관련 결정으로, 전임 윤석열 정부의 강경 대북 노선과는 대조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북한과 국내 반국가 세력의 위협을 이유로 지난해(2024년) 12월 계엄령을 잠시 선포한 뒤, 헌법 위반으로 탄핵됐다.
하지만 일부 인권단체는 오늘 조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에 본부를 둔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송하나 사무총장은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한 주민들에게 그들이 여전히 잊히지 않았다는 한국을 비롯한 외부의 메시지를 전하는 중요한 통로였다면서 이를 중단한 것은 김정은 정권의 고립 전략을 강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접경지역 주민들 “밤마다 시끄러웠던 확성기 멈춰 다행”
반면, 남북 접경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크게 반색하는 분위기다.
강화군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으로 북한의 소음 심리전도 함께 멈추기를 기대한다며 남북한 관계에 긴장이 해소되기를 바랬다.
강화군은 주민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국 군은 북한이 최근 쓰레기 풍선 살포를 중단한 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멈추는 결정을 내리는 것에 크게 반영됐다며 방송은 ‘종료’가 아닌 ‘중단’ 상태여서, 필요 시 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확성기 방송은 주간에는 최대 10km, 야간에는 24km까지 도달할 정도로 멀리서도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경: 남북, 여전히 ‘전쟁 상태’
현재 남북한은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 이후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아, 법적으로는 여전히 전쟁이 끝나지 않고 멈춰있는 상태다.
이재명 정부가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남북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대북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