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멕시칸 베버리힐스’ 유령도시로.. 고객 끊긴 한인 업주들도 ‘울상’”[리포트]

[앵커멘트]

연방 이민 당국이 남가주 전역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 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멕시칸 베버리힐스’로 불리는 다우니 지역이 극심한 불안에 휩싸였습니다.

최근 다우니에서 벌어진 이민세관단속국 ICE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라티노 중심의 상권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이 지역 한인 업주들도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전예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멕시칸 비벌리힐스’로 불리는 다우니 지역.

고급 주택가와 상권이 발달해 라티노 중산층이 밀집한 이 지역은 최근 연방 이민세관단속국 ICE의 집중 단속으로 인해 한순간에 얼어붙었습니다.

불안에 휩싸인 주민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거리는 한산하고 상권은 마비된 상태입니다.

한 식당 업주는 몰 전체가 유령도시처럼 변했다고 말합니다.

“확 줄었죠. 몰에도 사람이 별로 없고, 매출도 많이 줄었고요. 주변에 항상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몰 자체가 텅텅 비어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저희 옆은 병원인데 병원도 사람들이 안 오는 것 같더라구요.”

이 업주는 단속 여파가 장기화되면 영업을 이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토로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저희 같은 사람들은 장사 접으라는 것 밖에 안되요. 타격이 너무 심해요. 언제쯤 끝나려나 모르겠어요.”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업주 역시 이번 주 들어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고 단골들도 발길을 끊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업주는 또, 의류 관련 한인 업체 중 일부는 거래처 공장의 라티노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아 물건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지난 11일 ICE는 다우니의 여 러 사업체를 급습하고 최소 12명을 체포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도구를 던지고 도망치는 직원, 또 자전거로 달아나다 붙잡히는 장면까지 목격됐습니다. 마리오 트루히요 다우니 시의원은 이미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도심 상권이, 이번 단속으로 더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어 트루히요 의원은 합법 이민자들조차 라틴계라는 이유로 외출을 꺼리고 있다며 범죄자를 추방하기 위한 단속이라면 이해하지만 단지 가족을 부양하며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이들까지 겨냥하는 방식엔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습니다.

다우니는 전체 인구의 75%가 라티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지역의 한인 업소들도 이들 고객층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단속의 여파는 단순한 이민 정책 집행을 넘어서 다민족 커뮤니티 전체에 심각한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전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