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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카운티, 트럼프 이민 단속에 엇갈린 반응…지지·우려 교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민단속 강화 조치에 대한 오렌지카운티 내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헌팅턴 비치에서는 최근 “트럼프”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ICE 단속을 지지하라”는 피켓을 든 트럼프 지지자들이 거리에서 집회를 열며 이민 단속을 환영하는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LA타임스는 오늘(2일) 아침 이같은 내용을 전하며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보수 성향인 헌팅턴 비치 시정부는 몇 달 전, 불법 이민이 범죄 증가의 원인이라며 ‘비피난처도시’(nonsanctuary city)임을 선언하고, 수사기관과 연방 이민당국 간 협력을 제한하는 주법에 맞서 소송까지 제기한 바 있다.

팻 번스 헌팅턴 비치 시장은 “폭력범죄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민자 비중이 높은 오렌지카운티 내 다른 도시들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고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추방하려는 그의 노력을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조차, 노동자와 오랜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단속에 대해서는 주저하는 태도를 보였다.

공화당 소속 다이앤 딕슨과 로리 데이비스 주 하원의원 등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대대적인 단속은 주민들에게 공포를 조장하고 산업에 혼란을 야기한다”며 범죄자에 단속에초점을 맞추라고 촉구했다.

LA타임스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6월 1~ 10일 사이 LA지역에서 체포된 사람의 약 69%는 범죄 전력이 없었고, 58%는 기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하면 트럼프가 선거 운동 당시 밝힌 추방 계획은 오렌지카운티 유권자들 사이에선 크게 인기가 없었다.

지난 1월 발표된 UC 어바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주민 3분의 1만이 트럼프의 추방에 지지했다.

약 60%는 서류미비자에게 합법적 신분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답했다.

백인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추방을 지지했지만, 라티노 응답자의 4분의 3은 합법화 경로를 선호했다.

이민정책연구소(Migration Policy Institute)가 2019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오렌지카운티에는 약 23만 6천 명의 서류 미비 이민자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다수는 멕시코, 중앙아메리카, 아시아 출신으로, 서류 미비자의 33%는 미국에 20년 이상 거주했으며, 67%는 일을 하는 근로자였다.

오렌지카운티 상공회의소 제프리 볼 회장은 “이민자 노동력은 지역 경제의 핵심”이라며, 단속으로 인한 노동력 불안정이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2000년대 초반까지 불법 이민 반대 정서가 강했던 오렌지카운티는 인구 통계가 계속 변화하면서 현재 정치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지역으로 변했으며, 이민 문제는 공화당 내에서도 한층 미묘한 문제가 됐다는 진단이다.

오렌지카운티 중심부에 위치한 라티노 이민자 허브, 산타애나에서는 연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시정부는 연방법원에 배치된 주방위군 철수를 요구하는 한편, 단속 대상자 가족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