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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 국립공원 ‘아와니 호텔’, 위생등급 ‘최저’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상징하는 럭셔리 숙박 시설인 ‘아와니 호텔’이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요세미티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머무는 곳인 ‘아와니 호텔’은 설치류 감염과 식품 오염, 전력 중단 등 복합적인 위생·운영 문제 등으로 연방 당국 평가에서 최저 등급 ‘불만족(Unsatisfactory)’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평가는 국립공원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 NPS)이 최근에 공개한 2024년도 연례 보고서를 통해 알려졌다.

이 연례 보고서는 아와니 호텔을 포함해서 요세미티 내에서 호텔·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아라마크(Aramark) 산하의 요세미티 호스피탈리티(Yosemite Hospitality)가 전반적인 위생관리와 고객 안전 대응 등에서 대단히 심각한 부실 실태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브레이스브릿지 디너, 정전 사태로 '흑역사'로 남아

지난해(2024년) 12월 14일, 폭풍우로 인해 요세미티 밸리 전역에서 전력 공급이 완전히 끊긴 가운데, 연말 최대 이벤트인 ‘브레이스브릿지 디너(Bracebridge Dinner)’가 정전과 호텔 내 비상 대응 부재로 사실상 파행됐다.

게스트들은 캄캄한 호텔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전기조명이 꺼진 채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으며, 일부 손님은 어두운 복도에서 넘어지는 사고까지 겪었다.

일부는 호텔에서 철수하고 인근 숙소로 이동해야 했으며, 행사를 위해 1,800달러 이상을 지불한 고객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설치류 천국' 된 호텔 주방…직원들도 중독 위험 노출

연방 보고서에 따르면, 아와니 호텔 내 바(Bar)와 주방에서는 쥐 배설물과 설치류 활동의 흔적이 다수 발견됐으며, 일부 직원이 청소 화학물질에 노출돼 병원 치료를 받는 사례도 발생했다.

또한, 한 아와니 호텔 직원은 천장에서 설치류가 오염시킨 물이 떨어지는 현장을 경험했고, 일부 공간에서는 곰팡이와 버섯이 자라는 현상까지도 확인됐다.

이로 인해 아와니 호텔은 지난해(2024년) 여름부터 여러 차례 바 운영을 중단해야 했다.

아라마크, 비상 대응 미흡…시설 노후화까지 겹쳐

이번 연방 보고서는 또한 아와니 호텔이 비상사태 때 전력 장비 점검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으며, 낡은 전기 배선, 부서진 현관, 녹슨 못 등 안전 위협 요소가 산재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관리권을 위탁받아서 실질적으로 공원을 운영하는 요세미티 호스피탈리티는 현재 연방 정부로부터 3,160만 달러 지원을 받아 호텔의 내진 보강과 주방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하드웨어에 대한 개선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위생관리 미비와 훈련 부족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타 바이러스 위험…직원 보호조치 미흡

설치류로 인한 한타바이러스 감염 위험성도 제기됐다.

이번 연방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일부 매장과 호텔에서는 직원들이 기본적인 보호 장비 없이 죽은 설치류를 치우라는 지시를 받았고, 한타바이러스 위험 관련 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확인됐다.

이 같은 위협은 단순한 평가등급 하락을 넘어선 문제로 공중보건 위협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단체와 방문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타바이러스는 신증후군출혈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흔히 유행성 출혈열이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져있고 감염되면 신장과 폐 등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호텔 운영 민영화 논란 확대…연방 정부 정책도 비판

이번 사건은 영리만을 추구하는 아라마크와 같은 민간 기업이 국립공원 주요 시설을 운영하는 구조에 대한 비판 여론도 다시 불러일으켰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에 국립공원 예산을 삭감하고, 민간 위탁을 대폭 확대하면서 공공시설 관리가 영리 중심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단체와 공공이익연구단체들은 국립공원의 경우에 이윤보다 공공의 안전과 건강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