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개월간 상승세를 이어오던 LA 메트로의 대중교통 이용객 수가 6월 들어 급감하면서 올해(2025년)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LA카운티 전역에서 벌어진 대규모 이민 단속의 여파로 분석된다.
메트로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 동안 버스와 지하철을 합친 총 이용객 수는 약 2,370만 명으로, 5월에 비해 13.5% 감소했다.
이는 팬데믹 비상사태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2022년 이래 6월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연방정부의 이민 단속은 6월 6일부터 본격화됐다.
하지만 메트로 전 노선이 일제히 감소한 것은 아니었다.
LAX 인근 환승센터(LAX/Metro Transit Center) 개장 덕분에 K라인은 평일 28%, 토요일 85%, 일요일 72%로 오히려 이용객이 증가했다.
하지만 일부 노선과 지역에서는 이민 단속 외에도 다양한 요인들이 하락세를 부추겼다.
시위대가 A라인 선로를 점거하거나 리틀도쿄역 인근에서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는 등 소란이 벌어지면서, 메트로는 역 폐쇄 조치를 취했다.
리틀도쿄역은 일주일 가까이 하루 최대 12시간 동안 폐쇄되기도 했다.
메트로 보안 책임자인 로버트 거머는 “시위 기간 동안 일부 행동이 승객과 직원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설명했다.
또 엘 몬테 지역에서는 연방 이민 요원이 메트로 정류장에서 시민을 심문하는 장면이 목격되면서 해당 버스 노선이 수일간 폐쇄됐다.
메트로 이사회 의장직을 마친 재니스 한 LA카운티 수퍼바이저는 “역 폐쇄가 평화적으로 시위하던 사람들에게 혼란과 불편을 줬다”고 비판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해 헤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민 단속 자체에 대한 공포 역시 대중교통 이용 기피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
메트로의 2023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버스 이용객의 60% 이상, 지하철 이용객의 약 50%가 라틴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도발적인 이민 단속이 도시 전반에 불안감을 조성해 사람들이 메트로 탑승을 두려워하게 만들고 있다”며 “시민들이 안심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트로는 팬데믹과 각종 폭력 사건 이후 이용객 수가 꾸준히 회복됐다고 밝혀왔다.
최근 열린 연례 보고에서 스테파니 위긴스 CEO는 “지난 4년간 메트로 이용률이 53% 이상 증가했으며, 최근 고객 만족도는 87%에 달했다”고 전했다.
다만, 6월 이후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