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법무부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엡스타인의 공범 기슬레인 맥스웰, 그리고 힙합 프로듀서 숀 ‘디디’ 콤스를 기소했던 연방 검사 모린 코미(Maurene Comey)를 전격 해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모린 코미 검사는 뉴욕 남부지검에서 지난 2015년부터 10년 동안 근무해 온 베테랑으로, 이번 해임 조치는 아무런 설명 없이 이뤄졌다고 CBS와 Politico 등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모린 코미 검사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딸로, 제임스 코미 역시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서 해임돼 물러난 적이 있다.
이제 아버지에 이어서 딸까지 해임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에게 불리한 수사를 진행한 검사들을 겨냥해 조직적인 ‘숙청’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최근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 관련 파일 공개 여부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층 사이에서도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팸 본디(Pam Bondi) 법무부 장관은 올해(2025년) 초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얼마전 “추가로 공개할 리스트가 없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에 일부 극우 성향의 트럼프 지지자들은 ‘은폐’ 의혹을 제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Truth Social 계정을 통해 그런 일부 지지자들을 “약골”이라며 공개 비난하기도 했다.
모린 코미 검사는 최근 힙합 프로듀서 숀 콤스(디디)를 조직범죄와 성매매 혐의 등으로 기소했지만, 배심원단이 보다 중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지 않고, 비교적 가벼운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 평결을 내렸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ABC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제임스 코미의 가족이 검사로 근무하고 있는 데 대해 백악관에서 불만을 표시해왔다고 전했다.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임기를 시작한 이후 법무부는 고위 검사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해고를 단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사들을 정치적으로 숙청하고 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와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했던 특검팀과 관련한 인력 20여 명이 한꺼번에 해고됐고, 2020년 1월6일 의사당 난입 사건 피의자들을 기소했던 검사들 중에서도 현 정부 들어서 해임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역시 최근 SNS 게시물로 인해 연방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은 조개껍데기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삭제했는데, 연방 당국은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폭력 암시’로 해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팸 본디 법무부 장관과 엡스타인 사건 수사팀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고 있지만, 검찰 독립성과 법치주의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