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개빈 뉴섬 CA 주지사가 청년 남성들과 소년들의 정신건강 지원, 사회적 연결, 직업 훈련 확대 등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CA 주 15살에서 44살 사이 젊은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보다 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인데 특히 이들은 감정적 어려움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강해 더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전예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캘리포니아 주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년 남성들과 소년들이 늘고 있어 주정부가 대응에 나섰습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오늘(30일) 젊은 남성들과 소년들의 정신 건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뉴섬 주지사는 “너무 많은 젊은이들이 공동체, 기회, 가족과도 단절된 채 침묵 속에 고통 받고 있다”며 “성별 고정관념으로 인해 남성과 소년들이 도움이나 지원을 요청할 수 없다고 느끼는 문화가 만연해졌다”고 취지를 밝혔습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주전역에서 발생한 극단적 선택에 따른 사망자 80%는 남성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15살에서 44살 연령대에선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보다 4배 높았습니다.
해당 연령대 남성들은 극단적 선택 수단으로 총기를 가장 흔하게 사용했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주된 요인은 우울감이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23일 LA한인타운 인근 주택에서는 올해 35살 한인 남성 벤자민 조 씨가 총기를 사용해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LA 카운티 검시국에 따르면 조 씨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인 남성들도 사회적으로도 ‘강해야 한다’는 기대에 묶여 우울감을 드러내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봤을 때 남자는 더 강인한 모습이 있으니까, 그런 부분들 때문에 약한 말을 하는 게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전문가들은 이처럼 감정을 억누르는 문화가 남성들의 정신질환을 뒤늦게 드러나게 한다고 지적합니다.
뉴섬 주지사의 이번 행정명령은 이 같은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부처가 협업해 청년 남성과 소년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정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정신건강 치료 경로 확대는 물론 직업 훈련 프로그램과 청년 일자리, 멘토십 확대 방안도 포함됩니다.
또한 남성 교사와 상담사의 비율이 현저히 낮은 공교육 시스템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고통을 말하기 어려운 청년들이 침묵 속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정책적 개입과 사회적 인식 변화가 동시에 요구되고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전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