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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어둡게 만든 도둑들.. 구리값 떨어지면 밝아질까?[리포트]

[앵커멘트]

LA 시 전역에서 구리선 절도 사건이 늘면서 가로등이 꺼진 채 방치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한인타운에서도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완화된 구리 관세 정책으로 구리값이 급락하면서   이 시장 변화가 도난 범죄를 줄이고 주민들의 불안을 덜어주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전예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LA 시 전역에서 구리선 절도 사건이 급증하면서 가로등이 꺼진 채 방치되는 구간이 늘고 있습니다.

LA시 민원센터에는 지난해(2024년) 한 해 동안에만 4만 6천건 이상의 가로등 관련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하루 평균 126건이 넘는 꼴입니다.

한인타운도 예외는 아닙니다.

같은 기간 한인타운에서 접수된 가로등 관련 민원은 총 1천245건으로 매일 3건 이상이 접수됐는데 시 전역에서 4번 째로 많은 수준이었습니다.

피해는 단순히 불편을 넘어 안전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가로등 없는 어두운 거리에서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40대 한인 남성은 최근 땡볕을 피해 새벽 러닝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어두워지는 구간을 지날 때마다 겁이 나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반려견 산책을 나서는 이들도 불안함을 느끼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넷이 끊기고 신용카드 결제가 중단되는 등 업주들의 피해도 적지 않습니다.

구리 절도범들은 가로등 내부의 구리선을 훔쳐 불법 고철상에 되파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에 대한 완화된 관세 정책이 발표되자 구리 가격은 하루만에 약 20% 급락했습니다.

5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겁니다.

전문가들은 구리값 하락이 절도범의 수익성을 낮추고 도난 범죄 발생 자체를 줄이는 억제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금속 가격이 오르면 도난 범죄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 바 있는데 이번 변화 역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LA시는 구리선 절도에 대응하기 위해 도난 방지형 가로등 설치와 태양광 조명 확대, 불법 고철상 단속 강화 등 여러 대책을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가로등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등 주민들의 불편과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구리 가격 하락이 절도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전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