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을 준비하는 외국인들이 입국 심사 강화를 우려해 휴대전화와 SNS를 정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어제(25일)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 여행 시 기존 휴대전화 대신 임시 기기를 사용하고, 자료는 외장하드나 비밀번호가 걸린 클라우드에 옮긴 뒤 삭제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입국 심사와 전자기기 검사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실제로 프랑스 과학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글이 휴대전화에서 발견돼 입국을 거부당했고, 호주 작가는 팔레스타인 관련 기사와 개인 사진이 문제가 돼 거절당했다.
일부 여행객들은 아예 미국 방문을 취소하기도 했다.
캐나다 변호사 키스 세리는 뉴욕 공연을 포기했고, 호주 국립대 교수 도널드 로스웰도 과거 발언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미국 학회 초청을 거절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최소한의 근거만으로도 전자기기 검사를 할 수 있다.
지난해 검사 대상자는 약 4만7천 명으로 전체 여행자의 0.01%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 단일 분기 기준 최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영리단체 전자기기개인정보센터(EPIC)는 “정치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미 국토안보부는 “정치적 견해와 무관하다”며 이를 부인했다.
다만 국토안보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놈 장관 지도 아래 미국 역사상 가장 안전한 국경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혀, 입국 검사가 강화된 사실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