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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cker Barrel 로고 교체 논란, 미국 ‘문화전쟁’으로 번져

미국 남부풍 음식 체인 크래커배럴(Cracker Barrel)이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다가 거센 보수 진영 반발에 직면하면서 결국 새로운 로고를 철회하고 기존 로고로 되돌아갔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업 리브랜딩에 대한 호불호를 넘어서, 미국 사회의 문화전쟁(Culture War)을 드러낸 사례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주 크래커배럴은 ‘Uncle Herschel’ 캐릭터와 나무 통(barrel) 이미지를 제거한 단순한 로고를 발표했다.
하지만 전통적 분위기를 선호하는 고객층과 보수 인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Jr.는 “도대체 크래커배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라며 공격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도 역시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며 공개 비판했다.

크래커배럴은 설립 이래 흔들 의자·벽난로·남부식 안락함을 내세워 왔는데, 이번 변화가 이런 브랜드의 정체성과 정면으로 충돌했다는 지적이다.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YouGov)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기존 로고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회사의 시가총액은 약 1억 달러 증발했고, 사과성 메시지를 낸 뒤 결국 로고를 원상 복귀시켰다.
로고 원상 복귀 결정이 발표된 직후 주가는 8%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크래커배럴 사태가 단순한 디자인 문제가 아니라 ‘미국적 정체성과 역사 해석을 둘러싼 갈등’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일부는 크래커배럴의 이미지가 ‘좋았던 옛 시절’을 상징한다고 보지만, 다른 이들은 배제와 인종차별의 과거를 미화하는 요소로 지적한다.

따라서 이번 논란은 ‘누가 미국의 이야기를 소유하는가’라는 더 큰 문화적 대립의 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까지도 나오고 있다.

크래커배럴은 과거에도 성소수자 직원 해고 논란(1991년)과 흑인 고객과 직원 차별 집단소송(2004년)으로 870만 달러 합의를 하는 등 소수계 관련한 갖가지 사례 등으로 비판을 받아온 전력이 있는 회사다.
이번 로고 사태는 이러한 과거 역사까지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UC 버클리 비즈니스 스쿨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 조사를 충분히 하지 않고 성급히 변화를 추진한 것이 문제였다며, 빠른 철회는 오히려 회사의 리더십 부재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40년 전이었던 1985년에 일어난 ‘뉴 코크(New Coke)’ 사태처럼, 고객 반발 속에서 제품을 원상복귀한 사례와 비교되고 있다.

어쨌든 대통령까지 이번 논란에 정면으로 가세하면서 단순 기업 결정이 정치 무대 한복판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소비자 반발도 이번 일을 통해서 거세게 나타났는데 대다수 고객들이 전통 로고를 지지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결국 브랜드 정체성과 소비자 정서를 간과한 무리한 리브랜딩이 기업의 리스크를 더 크게 만들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단순한 로고 논란이 아닌, 미국 사회가 겪고 있는 깊은 문화 갈등의 또 다른 단면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