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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대법원 보수화’ 비판에 공개 반박

연방대법원의 보수 성향 재판관 중 한명인 에이미 코니 배럿(Amy Coney Barrett) 연방 대법관이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대법원 보수화’ 비판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연방대법원이 9명의 대법관들로 구성돼 있지만 그 판결은 개인 의견을 반영하는 여론조사(Opinion Poll)가 아니라고 말한 것이다.

대법원은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을 할 뿐이라는 것으로 평소 보수적 또는 진보적 성향은 판결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의 발언은 현재 대법원이 동성결혼 합헌 판례(오버거펠 대 호지스, 2015)를 뒤집을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나와 더욱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형석 기자입니다.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 연방 대법관이 인터뷰에 응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 화제가 되고 있다.

CBS와 인터뷰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어제(9월7일) CBS ‘선데이 모닝’ 프로그램과 인터뷰를 가졌다.

내일(9월9일) 출간되는 자신의 저서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CBS와 인터뷰에서 최근 대법원의 보수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질문을 받고 법원이 미국 국민에게 가치관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문제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자신의 저서 ‘Listening to the Law’에서 2022년 연방 낙태권 판례(로 대 웨이드)를 폐지한 것에 대해 국민의 선택을 존중한 결정이라고 평가하며 옹호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애당초 대법원이 1973년에 연방 낙태권을 인정한 판결을 내린 것이 잘못된 것이었다면서 미국인들 다수의 낙태에 대해서 갖고 있는 생각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신간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CNN은 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으며, 약 200만달러에 달하는 선인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번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의 CBS 인터뷰가 관심을 모으는 것은 동성결혼 합법화 판례에 대해서도 재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동성결혼을 낙태와 더불어 지지하고 있다.

올해(2025년) 5월 갤럽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2/3가 넘는 68% 비율로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가 높았다.

지난해(2024년) 여론조사에서 낙태권 합법화 지지율도 60% 이상이었다.

국민 여론이 낙태권 합법화를 지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연방 낙태권을 인정한 판례를 뒤집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제는 동성결혼 합법화도 폐지하는 것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켄터키 주의 전 카운티 서기 킴 데이비스가 제기한 소송을 계기로 연방대법원은 동성결혼 합법화 판례에 대한 재검토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최근 팟캐스트에서 대법원이 낙태권 판례처럼 동성결혼 문제에 대해서도 주(州) 권한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지난 2020년 진보파의 상징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별세 직후 공화당 주도로 신속 인준 절차를 거쳐, 대선 8일 전 임명이 완료됐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중 3명의 대법관을 지명해, 6대 3으로 보수 우위 체제 연방 대법원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대법원은 트럼프 2기 정부 권한 확대와 관련한 판결에서 연이어 보수 성향 결정을 내려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이번 CBS 인터뷰에서 결혼, 출산, 성적 자유 등은 인간에게 주어진 기본권이지만 사업과 낙태권, 자살 시도 등은 헌법상 보장된 권리가 아니라고 하는 여러차례 강조해왔던 자신의 기존 입장을 다시 밝혔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법원이 국민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헌법 해석과 민주 절차 중심의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소신을 전했다.
그렇지만 연이은 판례 뒤집기와 보수적 판결로 인해서 연방대법원의 정치화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