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 온 영국의 정치 평론가 사미 함디(Sami Hamdi)가 미국 내 강연 투어 중 연방이민세관단속국, ICE에 의해서 전격적으로 체포돼 구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는 영국 정치 평론가 사미 함디의 비자가 취소된 상태라면서 곧 추방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가자 지구 대량 학살을 비판하는 정치적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는 사미 함디에 대해서 비자 취소, 구금, 그리고 추방 등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조치들이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주형석 기자입니다.
연방 국토안보부(DHS) 트리샤 맥러플린(Tricia McLaughlin) 대변인은 어제(10월26일) 일요일 사미 함디가 이민세관단속국, ICE에 의해 구금됐으며, 개인의 비자는 취소됐고, 추방될 때까지 ICE 구금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지정학적 환경과 위험 등을 자문하는 인터내셔널 인터레스트(International Interest) 단체에서 전무이사 직을 맡고 있는 사미 함디는 그동안 영국 스카이 뉴스 등 여러 언론 매체에 정치 평론가로 활발히 출연해 왔다.
사미 함디는 최근 미국에서 강연 투어를 진행 중이었으며, 지난 24일 금요일 밤 북가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CAIR)의 연례 갈라에 참석했고 어제 일요일 밤에는 플로리다 주에서 갈라 연설이 예정돼 있었다.
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CAIR)에 따르면, 사미 함디는 어제 일요일 아침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구금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CAIR)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정부의 대량 학살을 감히 비판했기 때문에 구금된 것이라며 이번 조치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노골적인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비판이 제기되고 여론이 악화되자 트리샤 맥러플린 연방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현 트럼프 대통령 하에서 테러리즘을 지지하고 미국 국가 안보를 훼손하는 사람들은 미국에서 일하거나 방문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무부 역시 X 계정에 트리샤 맥러플린 대변인 발표를 공유하며 테러리즘을 지지하고 미국인들의 안전을 적극적으로 훼손하는 외국인을 미국이 환영해야할 의무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며 재차 강조했다.
이번 구금은 정치적 발언을 이유로 비자가 취소된 최근의 사례로 보인다.
최근에 들어서 미국에서 유사한 사건들이 일어날 때마다 수정헌법 제1조, 표현의 자유 보호 범위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제기돼 왔다.
앞서 지난 가을, 법원은 국무장관이 친(親)팔레스타인 활동가들에게 유사한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강하게 질타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9월) 매사추세츠 주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하는 비시민권자 학자들을 침묵시키기 위해 추방 위협을 조직적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며 그것이 수정헌법 제1조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영국 정치 평론가 사미 함디의 구금과 추방 결정에 대해서 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CAIR)와 같은 시민단체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결국 미국 유권자들 여론의 향배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