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를 끝내기 위해 소속 정당의 노선에서 이탈한 네바다 주의 민주당 연방상원의원 2명이 Blue State의 Red State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라스베가스로 상징되는 네바다 주는 관광업에 크게 의존하면서 다양한 노동자 계층이 거주하고 있다.
한때 확고한 민주당 우세 지역이었던 네바다 주에서 공화당이 당세 확장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캐서린 코르테즈 마스토(Catherine Cortez Masto) 연방상원의원과 재키 로즌(Jacky Rosen) 연방상원의원은 지난 주날에 셧다운 종료에 찬성표를 던진 상원 민주당 의원 8명에 합류했다.
네바다 주의 정치 전략가, 관계자, 선출직 공무원 등은 정치 전문 매체 Politico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상원의원들 행보가 네바다 일부 민주당 당원들로부터 분노를 샀음에도 불구하고 내년(2026년) 선거를 염두에 둔 계산인 것으로 분석했다.
네바다 주 남서부를 중심으로 진행된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당초 민주당 성향이 강한 스윙 스테이트, 경합주였던 네바다 주가 현재는 공화당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것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네바다 주 민주당 소속 2명의 연방상원의원들은 현재 지역 민심을 읽고 유권자들이 원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극한으로 계속 대치하는 것을 중도층이 좋게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네바다 주에서 공화당의 우세는 몇 년 전부터 심화돼 왔다.
공화당이 집중적으로 실시한 네바다 주 등록 캠페인 결과에 따라 올해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공화당 유권자 등록 수가 민주당을 앞질렀다.
주지사 선거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공화당 소속 조 롬바르도 주지사는 내년 11월 중간선거 재선 경쟁에서 근소하게 앞서고 있으며, 전국적으로도 가장 치열한 주지사 선거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2024년)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네바다 주에서 3.1%p 차로 이기며 20년 만에 네바다 주를 가져간 첫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됐다.
상원의원 선거의 경우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재키 로즌 상원의원이 불과 1%p 차로 힘겹게 공화당 후보를 몰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공화당 전략가 로버트 위토벤(Robert Uithoven)은 네바다에서 정치 경쟁이 최근에 정말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네바다의 노동자 계층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팁에 대한 세금과 초과 근무 수당에 대한 과세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으로 서비스업, 접객업, 건설업 등 네바다의 주요 산업 종사자들에게 어필했다.
또한, 네바다 전체 등록 유권자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히스패닉 유권자 확보에도 상당한 투자를 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 하의 침체된 경제, 공화당의 의료 서비스 예산 삭감, 그리고 강경한 추방 정책이 불안해하는 네바다 주의 유권자들을 다시 끌어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네바다 주의 지역 경제는 시간당 임금을 받고 있는 접객업 노동자들에 의해 지탱되는 관광 산업에 묶여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큰 증가세를 보였던 관광객 수가 올해 들어서는 관세 부과와 이민 단속 등의 여파로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고, 건설 일자리의 급감과 경제 침체 우려 등이 더 커지고 있다.
또한, 네바다는 연방 정부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셧다운으로 인한 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SNAP) 중단은 네바다 주민의 대략 15% 정도에게 피해를 줬는데, 이는 미국 내에서 수혜자 비율이 가장 높은 주 중 하나다.
최근 셧다운 사태로 인한 항공 여행의 차질은 라스베가스 해리 리드 국제공항의 항공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8일 토요일에만 198건의 항공편 지연이 기록됐다.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 요식업 노조(Culinary Union)의 테드 파파조지(Ted Pappageorge) 사무총장은 두 상원의원에 대해 분명히 노동자 계층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크게 칭찬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누가 노동자 계층의 편에 설 것인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테드 파파조지 사무총장은 민주당이라는 배가 지난 몇 년간 표류했고, 유권자들이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분명히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캐서린 코르테즈 마스토 네바다 주 연방상원의원은 스몰 비지니스 사업체와 노동자들이 겪는 고통을 언급하며 자신이 셧다운 종료에 찬성하는 투표를 한 것에 대해 적극 옹호했다.
재키 로즌 네바다 주 연방상원의원도 SNAP 혜택을 완전히 보류하고 항공 여행을 멈춰 관광 산업의 뼈대를 잘라내는 영향에 직면해 더 이상 셧다운 상태를 그대로 두고볼 수없는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한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SNAP 혜택을 앗아갔지만, 사람들이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당론만을 고수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렇지만 이같은 적극적인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네바다 주의 두 연방상원의원은 이미 당내 반발에 직면했다.
셀레나 라 루 해치(Selena La Rue Hatch) 민주당 소속 네바다 주의원은 유권자들이 무모한 권위주의 행정부에 대한 제동을 풀었다면서 일부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행태에 충격과 우려를 표했다며 두 연방상원의원 표결 동참 정당성에 의문을 던졌다.
네바다는 2008년 금융위기사태 때 일어난 경기 침체와 2020년 팬데믹 봉쇄 기간 동안 전국에서 가장 높은 실업률을 기록했다.
라스베가스 네바다 대학교 비즈니스 경제 연구 센터의 앤드류 우즈(Andrew Woods) 소장은 2015년 트럼프 대통령 급부상이 오랜 네바다 주민들의 비관론을 이용하기에 대단히 적절한 시기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0년 팬데믹 당시 민주당 소속 스티브 시솔락 주지사가 카지노를 78일 동안이나 폐쇄하는 조치를 내렸을 때, 네바다 주의 실업률이 2020년 4월에 28%까지 치솟았다.
앤드류 우즈 소장은 민주당 집권기에 안정감이 사라졌다며 그 결과가 네바다 주를 퍼플 스테이트(경합주)로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네바다 주민들의 경제에 대한 불만은 여전하다.
지난 10월 노블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가 현재 주의 상황이 4년 전보다 나빠졌다고 답했으며, 더 좋아졌다는 응답은 24%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들이 꼽은 최우선 현안은 저렴한 주택과 인플레이션이었다.
여론조사 기관 노블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 노블 대표는 요즘 유권자들이 이념보다는 경제적 불안에 의해 확실하게 더 많이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