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후임자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 백악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과 시장의 예측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절대적 '충성파' 경제 참모인 케빈 해싯(Kevin Hassett)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다.
예상대로 케빈 해싯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이 된다면 미국 역사상 가장 대통령과 밀착된 중앙은행장이 될 전망이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시장이 싼 금리를 원한다면서 강력한 금리인하 드라이브 정책을 이미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연준 독립성의 훼손과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가능성 등으로 시장에서도 상당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Axios)는 어제(12월1일)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자 경제선임보좌관인 케빈 해싯을 지명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백악관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저금리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차기 연준 의장으로 누구를 뽑을지 알고 있고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스캇 베센트 재무부 장관이 주도하는 공식 인터뷰 절차가 아직까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자신의 마음이 굳어졌음을 드러낸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이 케빈 해싯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도한 직후, 예측 사이트 '칼시(Kalshi)'에서 해싯이 지명될 확률은 기존 40%에서 80%로 두배로 수직 상승했다.
그 반면, 그동안 경쟁자로 꾸준하게 거론되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의 확률은 13%에 그쳤다.
케빈 해싯 위원장이 지명될 경우, 현대 미국 역사상 대통령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이 미국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수장 자리에 앉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연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서 매우 논쟁적인 이슈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목이다.
케빈 해싯 본인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자신의 지명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케빈 해싯은 CBS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블룸버그 보도가 맞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언급하면서도 연준 의장 후보군에 포함된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케빈 해싯은 자신에 대한 구체적 하마평이 돌면서 美 국채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 상승)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케빈 해싯은 국채 금리 하락을 예로들며 미국 국민들이 자동차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춰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며 지금 자신에 대한 소문에 시장이 반응한 것도 바로 그 기대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케빈 해싯이 예상대로 차기 연준 의장이 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따라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악시오스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무시하고 그저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만 따르는 것으로 비칠 경우, 오히려 대단히 좋지 않은 역효과가 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연준의 독립성에 대해서 신뢰하지 못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연준이 단기 금리를 내려도 주택 담보 대출 등의 기준이 되는 장기 시장 금리가 오히려 오르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크리스마스 이전에 차기 연준 의장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다음 주로 예정된 연준의 12월 금리 결정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선 발표가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