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함이 대만을 둘러싼 해상 훈련에서 해안선과 산맥을 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로 다가갔다. 중국은 그 사진을 공개해 대만에 대한 심리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모의 공격훈련을 전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7일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지난 5일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대만 주변 해역에서 실전화 훈련을 실시하던 중 군함에 승선한 군인이 망원경으로 대만 쪽을 바라보고 있다”며 군함에서 망원경으로 어딘가를 바라보는 자국 군인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대만의 해안선과 산맥의 윤곽을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을 만큼 선명하게 촬영됐다. 대만 호위함 란양호도 사진에 포착됐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 사진에 대해 “중국 군함이 대만 해안 가장 가까운 곳까지 항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진의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란양호 뒤의 지형으로 볼 때 대만 동부 해안 화롄의 호핑 화력발전소 근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사진은 대만인의 공포심을 높여 심리적으로 압박할 목적으로 공개됐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지난 2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지난 4일부터 대규모 무력시위를 펼쳐왔다. 대만 주변 6개 해상과 상공을 둘러싸서 봉쇄하는 형태로 군함과 항공기를 동원한 군사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만인을 상대로 선전전과 심리전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일 미사일과 장사정포를 발사하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도 공개했다.
대만 국방부는 6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군이 대만을 공격하는 모의훈련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SU-30 10대, J-16 4대, J-11 4대 등 중국 군용기 20대가 이날 ADIZ에 진입했다. 그중 14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왔다. 대만해협 주변에서 활동하는 중국 군함 14척도 탐지했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6일부터 서해 남부 일부 수역에서도 실사격 훈련을 시작했다. 중국 해사국은 서해 남부 일부 수역에서 15일까지 매일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오후 6시까지 실탄 사격을 한다고 발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