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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라이벌 베르사체 전격 인수

이탈리아의 패션 거인 프라다(Prada)가 또 다른 명품 하우스 베르사체(Versace)를 인수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두 거대 패션 브랜드가 이제 하나로 합쳐지며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프라다 그룹은 규제 당국의 승인을 포함한 모든 절차를 마치고 베르사체 인수를 완료했다고 어제(12월2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13억 8,000만 달러(약 1조 9,500억 원) 규모다.

이번 거래는 베르사체의 가치가 7년 전에 비해서 상당한 정도로 하락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베르사체의 전 모기업인 카프리 홀딩스(Capri Holdings)는 지난 2018년 약 20억 달러를 들여서 베르사체를 인수했는데, 이번에 약 7억 달러 정도의 손실을 감수하고 매각하게 됐다.

카프리 홀딩스는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와 지미 추(Jimmy Choo)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 그룹으로, 최근 베르사체의 매출 둔화와 그룹 전반의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카프리 산하에서 베르사체는 브랜드 고유의 화려한 장식 대신 미니멀리즘 트렌드를 쫓고 가격을 인상하는 전략을 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존 D. 아이돌 카프리 홀딩스 CEO는 매각 대금의 대부분을 부채 상환에 사용하여 재무구조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라다는 이번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루이비통과 디올, 펜디 등을 거느린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품 그룹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와의 경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프라다는 이미 자매 브랜드인 '미우미우(Miu Miu)'를 젊은 층이 열광하는 인기 브랜드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베르사체의 체질 개선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올해(2025년) 초였던 지난 3월, 27년간 브랜드를 이끌어온 상징적인 인물 도나텔라 베르사체(Donatella Versace)가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자리에서 내려가면서 물러났고, 미우미우의 디자인 디렉터 출신인 다리오 비탈레(Dario Vitale)가 새로운 베르사체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위치에 올랐다.

안드레아 게라 프라다 CEO는 올해 초 베르사체에 대해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브랜드라고 평가했다.

안드레아 게라 CEO는 성공을 위한 여정이 길 것이며, 엄격한 실행력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