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안보 포럼인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과 유럽 관계를 둘러싼 긴장감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 연출됐다.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어제(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회의 이틀째 연설에서 미국과 유럽의 공동 유산과 역사적 뿌리를 강조하며 대서양 동맹의 분열보다 화합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내놨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을 “유럽의 자식”이라고 표현하며 양측이 공동 운명체라고 밝혔다.
최근 1년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이견과 관세 문제,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 등으로 흔들린 미·유럽 관계를 의식한 듯 한층 절제된 어조를 보였다.
연설 직후 회의장에서는 기립 박수가 이어졌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매우 안심됐다”고 평가했다.
독일 측도 루비오 장관을 “진정한 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
이는 1년 전 같은 자리에서 JD 밴스 부통령이 유럽을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갈등을 키웠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외신들은 어조는 부드러워졌지만 내용상 미국의 기본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유럽이 완전히 경계를 풀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루비오 장관이 친밀한 접근을 택했지만, 미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세계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기조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핀란드의 알렉산데르 스투브 대통령도 미국의 어조가 차분해진 점은 환영하면서도, 미국 외교정책의 우선순위가 서반구와 인도·태평양에 있고 유럽은 그 다음이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비공식 행사에서 미국 측 인사들이 “가치 기반 세계에서 이익 기반 세계로 이동했다”고 언급한 점을 들어, 미국의 대유럽 접근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했다.
루비오 장관이 회의 직후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등 친러 성향 정부를 방문하는 일정 역시 유럽 내부에 복잡한 신호를 던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