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운동의 아이콘 시저 차베스의 성범죄 의혹이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드러나면서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차베스는 과거 12살과 13세이었던 미성년자들을 수차례 추행하고 성관계를 강요한 의혹을 받고 있다.
보도는 당시 측근과 가족, 노동조합 관계자 등 60여 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증언과 관련 기록도 일부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차베스를 둘러싼 충격적인 성범죄 의혹이 확산하면서, 그를 기려온 거리와 건물, 공휴일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여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힐다 솔리스 LA 카운티 수퍼바이저는 어제(19일) 매년 3월 31일로 지정된 '시저 차베스의 날' (César Chávez Day) 공휴일 명칭 변경을 검토하는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솔리스 수퍼바이저는 "생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공공의 가치를 반영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공원과 거리, 기념물에 새겨진 차베스의 이름과 이미지를 제거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니스 한 수퍼바이저 역시 "한 사람의 잘못이 노동 운동의 희생을 퇴색시킬 수는 없다"며, 공휴일 명칭을 '농장 노동자의 날(Farmworker Day)'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도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주 공휴일 명칭 변경안이 제출된 상태다.
민간 단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활동가 단체 '캘리포니아 라이징'은 기자회견을 열고, LA 다운타운과 이스트 LA를 관통하는 '세자르 차베스 애비뉴'를 피해자인 '돌로레스 후에르타 애비뉴'로 변경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 문화에서 용인되어온 침묵을 이제는 끝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계도 고심에 빠졌다.
LA 통합교육구(LAUSD) 내 여러 학교들이 차베스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구 측은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특정 개인이 아닌 노동 운동 전체의 역사에 초점을 맞추도록 교과 과정과 자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LA 인근 캄튼, 린우드, 산타아나 등에도 차베스의 이름을 딴 학교들이 포진해 있으며, 유니온 스테이션의 광장 등 주요 시설물 곳곳에 그의 이름이 남아있어 앞으로 명칭 변경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