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정든 LA를 떠나야 할지 고민하는 주민들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LA 유권자들은 인종과 소득을 불문하고 주택 공급 확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때 남가주 최고의 관광지로 명성을 떨쳤던 산타모니카 시가 극심한 경제 침체와 노숙자 문제로 '재정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시 당국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거리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존'과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를 결합한 파격적인 부활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박현경 기자!
1. LA Business Council Institute가 오늘 주거 비용과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죠? 결과에서 주된 내용은 무엇입니까?
네, 한마디로 요약하면 'LA 주민들의 주거비 고통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
조사 결과, LA 유권자 10명 중 7명(약 71%)이 현재 거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세입자의 경우 무려 86%가 어려움을 호소했고요.
주택 소유주조차 절반 이상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주거비 부담 때문에 LA를 떠날 생각까지 하는 주민들도 꽤 많다고요?
그렇습니다.
응답자의 63%가 주거비 때문에 LA를 떠나는 것을 고려해 봤다고 답했는데요.
세입자 그룹만 떼어놓고 보면 이 수치는 75%까지 치솟습니다.
열심히 일해도 방 한 칸 마련하기 힘든 현실이 주민들을 타지역이나 타주로 내몰고 있는 셈입니다.
3. 이번 조사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도 물어봤죠. 유권자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까?
대다수가 '주택 공급 확대'에 압도적인 찬성을 보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을 위한 주택 공급에도 지지를 보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 인근에 중산층용 주택을 지을 때 허가 절차를 패스트트랙으로 간소화하자는 제안에 71%가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4. 아파트 건설 승인을 자동으로 해주는 방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여론이 많다면서요?
네, 전체 유닛의 20%를 저소득층에게 할당하는 조건이라면 아파트 개발 사업을 자동으로 승인해 주자는 정책에 대해 유권자 3분의 2가량이 지지를 보냈습니다.
복잡한 관료적 절차를 줄여서라도 일단 집을 빨리 지으라는 유권자들의 요구로 풀이됩니다.
5. 구체적으로 어떤 계층을 위한 주택 건설이 시급한지 알아봤죠.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설문 결과,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참전용사, 시니어, 공공서비스 종사자, 그리고 자녀를 둔 중산층 가족을 위한 렌트용 주택 건설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6. 주 정부 차원에서는 어떤 대책들이 논의되고 있고, 이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주 정부 소유의 비어이있는 부지를 주택 용지로 개방하거나, 건설 비용을 낮추기 위해 새로운 건축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는데 이에 대해 대다수가 찬성했습니다.
또한 첫 주택 구입자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7. 주택 공급이 늘어난다고 해서 실제로 렌트비가 내려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요?
맞습니다.
주택을 더 많이 지어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어디에 지어야 할지, 그리고 이것이 실제 렌트비 하락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과 긴장감이 존재합니다.
단순히 건물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가격 안정화로 이어질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8.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까?
이번 조사를 진행한 LA Business Council Institute의 메리 레슬리 회장은 "나이, 소득, 인종에 상관없이 주거 문제는 LA 시민 모두에게 심각한 사안이 됐다"고 진단했습니다.
리처드 지만 부의장도 "현재의 상태(Status quo)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경고"라고 말하면서요,
LA의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저소득층은 물론 중산층들을 위한 주택 건설을 한층 더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9. 다음 소식입니다. 산타모니카 하면 '관광 명소'의 이미지가 강한데, 최근 시 재정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한때 쇼핑의 메카였던 Third Street Promenade에는 텅 빈 점포들이 늘어났고요.
노숙자 문제와 치안 불안이 겹치면서 방문객이 급감했습니다.
시 당국은 작년에 이미 '재정적 위기(Fiscal Distress)' 상태임을 선언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합니다.
10. 그래서 산타모니카 시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데, 그 전략이 다소 파격적이라고요?
시 당국은 이제 "산타모니카라는 이름만으로 사람들이 오던 시대는 끝났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내놓은 핵심 전략이 바로 '술'과 '대형 이벤트'입니다.
특히 거리에서 술을 들고 다닐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존'을 설정해 사람들을 다시 거리로 불러모으겠다는 계획입니다.
11. '엔터테인먼트 존'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허용되는 건가요?
지난 5월 시의회 승인에 따라, Third Street Promenade 구역에서는 사람들이 술을 사서 들고 다니며 마실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대형 행사가 있을 때는 이 구역을 다운타운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쇼핑객들이 야외에서 자유롭게 술을 즐기며 사교 활동을 하게 함으로써 발길을 돌리겠다는 의도입니다.
12. 스포츠나 공연 같은 대형 이벤트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는데, 어떤 행사들이 예정돼 있습니까?
다가오는 월드컵과 올림픽, 슈퍼볼을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피파(FIFA)와 협력해 산타모니카 피어(Pier)에 팬들을 위한 '인터랙티브 존'을 만들고 단체 응원전을 열 계획이고요.
가을에는 대형 음악 축제, 2027년 슈퍼볼 관련 행사 등도 준비 중입니다.
이를 위해 Third Street Promenade에만 3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13. 시 당국은 이런 전략이 성공하면 재정이 얼마나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나요?
올리버 치 산타모니카 시 매니저는 이번 부활책이 성공할 경우, 2026-27 회계연도 말에는 약 54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폐업 위기에 몰렸던 식당들이 재계약에 나서고 있고요.
7개의 주택 프로젝트가 새로 착공되는 등 긍정적인 신호도 보이고 있습니다.
14. 치안과 노숙자 문제에 대한 우려도 큰데, 경찰 인력 충원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산타모니카 경찰국은 현재 230명의 경찰관을 확보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인력이 '꽉 찬’(full staffed) 상태가 됐습니다.
덕분에 작년 대비 강력 범죄와 재산 범죄가 12.5% 감소했구요.
약물 수사도 대폭 늘렸습니다.
시 당국은 경관들의 가시성을 높여 방문객들이 안전하다고 느끼게 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15. 상인들을 돕기 위한 실질적인 비용 감면 혜택도 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네, 시의회는 식당들에 부과되던 좌석당 1,400달러의 하수도 요금을 면제해 주기로 했습니다.
또한 보도에 야외 테이블을 놓을 때 내야 했던 수수료도 폐지해 약 60여 개의 식당이 혜택을 보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컨시어지' 프로그램을 통해 인허가 절차도 간소화하며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입니다.
16. 하지만 시 당국의 이런 정책에 반대하거나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도 많다면서요?
맞습니다.
일부 건물주와 상인들로 구성된 '산타모니카 연합'은 진짜 문제는 노숙자들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근본적인 노숙자 문제와 치안이 해결되지 않으면 술 허용은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이들은 실제로 노숙자들에게 고향이나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편도 차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할 만큼 시의 대응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17. 실제 요즘 산타모니카 지역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관광객이 다시 늘고 활기를 띠는 모습도 있지만요.
여전히 공실 상점이 많고 노숙자 문제가 눈에 띈다는 평가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18. 결국 관건은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단기적인 이벤트 효과를 넘어서, 안전과 환경, 상권 구조까지 함께 개선해야 지속적인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사실 산타모니카 뿐만 아니라 LA와 샌프란시스코 등 캘리포니아 주요 도시들 곳곳에 비슷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산타모니카의 이번 시도가 성공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