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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러와 협상 조건은 영토복구와 EU가입”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협상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최소한 러시아군이 침공 전 위치로 철수한 뒤에야 러시아와 평화회담 개최 여부를 의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요구조건은 러시아의 목표와 모두 상충하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BBC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가 주최한 온라인 포럼에서 러시아와의 평화회담을 위해서는 ‘러 침공 전 영토 복구’ ‘유럽연합(EU) 회원국 자격’ 등이 조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500명 이상 난민 귀환’과 ‘러시아군 지도자 책임’ 등을 제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는 침공 전날인 2월 23일 상황으로 회복해야 한다”며 “이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2014년 러시아에 강제병합된 크림반도를 언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현실적인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협상 조건으로 내세운 EU 가입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발발 후 절차와 시간상 공식 회원국이 아닌 후보국 지위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도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SNS에 동영상을 공개하고 “드론을 통해 흑해 즈미니섬(뱀섬) 인근에 있던 러시아군의 세르나급 상륙정 1척을 타격해 침몰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9일(러시아 전승절) 열릴 러시아군의 흑해함대 군사 행진이 올해는 즈미니섬 바다 밑바닥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전승절인 9일 마리우폴의 우크라이나군 최후 항거지인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완전히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성명을 통해 아조우스탈 공장에 갇혔던 여성과 아동, 노약자가 모두 대피했다고 밝혔다. 대피 인원은 300명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보건의료시설에서 저지른 전쟁범죄 행위를 국제기구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이날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WHO가 우크라이나 내 보건의료시설에 대한 200건의 공격을 기록했다”며 “보건의료시설을 겨냥한 의도적 공격은 국제인도법(전쟁 희생자 보호를 위한 국제법) 등을 위반하는 행위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범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