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에서 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다시 조정하려는 이른바 '게리맨더링'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선거구를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의석 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 강세 지역인 캘리포니아도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연방대법원이 소수인종 보호를 위한 선거구 설정에 제약을 두는 판결을 내리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공화당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하원의원은 "같은 규칙으로 싸워야 한다"고 밝혔고,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전국 단위 대응을 예고했다.
현재 공화당 주지사들은 루이지애나와 앨라배마, 미시시피, 테네시 등 여러 주에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구 재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플로리다 역시 공화당 의석 확대 가능성이 있는 새 선거구 지도를 승인한 상태다.
이처럼 공화당이 선거구 재조정을 통해 의석 확대를 노리자, 민주당 내부에서도 캘리포니아를 활용해 맞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롱비치 지역구의 로버트 가르시아 연방하원의원은 "공화당의 전국적 게리맨더링 시도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며 "모든 선택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캘리포니아 민주당은 아직 추가 선거구 재조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주민발의안 50을 통과시키며 민주당에 유리한 새 선거구 지도를 승인한 바 있다.
새 지도는 오는 2026년과 2028년, 2030년 선거에 적용되며 민주당이 전체 연방 하원 52석 가운데 최대 48석까지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평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정 정당에 지나치게 유리한 선거구가 오히려 장기적으로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선거구 설계에 참여한 민주당계 컨설턴트 폴 미첼은 "민주당에 지나치게 유리한 선거구를 만들 경우 오히려 나중에 더 많은 의석을 한꺼번에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방대법원 판결은 연방 하원 선거뿐 아니라 캘리포니아 지방정부와 교육위원회 선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방대법원은 인종을 고려한 선거구 설정에는 제약을 두면서도 정당 이해관계에 따른 선거구 조정은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UCLA의 선거법 전문가 릭 헤이슨 교수는 "소수인종 보호를 위해 만든 선거구보다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만든 선거구가 오히려 법적 논란을 피하기 더 쉬운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의 독립 선거구 재조정위원회 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국적인 선거구 전쟁이 더 격화될 경우 민주당이 다시 주의회 중심으로 선거구 조정 권한을 가져오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한 선거구 문제를 넘어 미국 정치 전반의 공정성과 대표성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