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면서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3분의 1이 지나는 루한스크 지역의 가스 운송시설 가동이 중단된다. 이에 따라 유럽의 가스 대란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가스운송 기업 GTSOU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라며 11일부터 소크라니우카 노선을 통한 가스 수송을 중단하겠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GTSOU는 “점령군(러시아군)의 기술적 방해로 루한스크 노보프스코우 가스 압력 시설을 가동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노보프스코우 시설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산 가스의 진입 지점으로 하루 약 3260만㎥의 가스가 지난다.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산 가스의 3분의 1에 달하는 양이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11일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러시아의 유럽 천연가스 공급량이 전날보다 1620만㎥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가스 수송 중단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연합(EU) 각국의 에너지 가격 급등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U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는 40%가 넘는다.
영국의 에너지 기업 스코티시파워는 올여름 가정마다 가스·전기 등 에너지 요금을 연간 900파운드 더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측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가스대금 루블화 결제를 거부한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 공급을 끊은 데 이어 주요 경로까지 막힌다는 소식에 에너지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