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서 미확인 비행물체(UFO) 영상이 공개됐다. 항공기 조종석 오른쪽으로 구형 물체가 순간적으로 빛을 내며 날아가는 모습이다.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비슷한 물체가 찍힌 또 다른 영상도 나왔다. 분석가들은 두 번째 영상이 해당 지역의 무인항공 시스템이라고 결론지었지만 첫 번째 영상의 물체는 정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 산하 대테러·방첩소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UFO 청문회를 열고 국방 관계자로부터 ‘미확인 비행현상(UAP)’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위험에 대한 증언을 들었다. UAP는 미군이 UFO를 대신해 사용하는 용어다.
증인으로 나온 스콧 브레이 해군정보국 부국장은 “새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 UAP 사례는 모두 400개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와 다른 정보기관들은 지난해 6월 의회에 UAP와 관련해 9페이지 분량의 분석 보고서를 제출했다. 2004년부터 17년간 군용기에서 관측된 144건 중 143건이 UAP로 분류됐다. 1건은 풍선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가시적인 추진력이 보이지 않거나 현재 알려진 비행 능력을 넘어서는 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물체의 18가지 예도 공개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비행 물체는 잠재적으로 비행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잠재적인 적에 의한 획기적인 항공우주 기술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더욱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다만 이런 UAP가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기술 시험과는 관련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브레이 부국장은 “TF 내에서 UAP가 비지구적 기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제시하는 어떤 물질적 증거도 있지 않다”며 “미군은 UAP와 통신을 시도한 적이 없고, 해당 물체에서 오는 통신 신호를 감지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안드레 칼슨 위원장은 “미확인 비행현상은 잠재적인 국가 안보 위협이다. UAP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지만, 진짜(real)”라며 “조사가 필요하고 그것들이 제기하는 많은 위협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너무 오랫동안 UAP와 관련된 낙인이 분석을 가로막았다. 조종사들은 UAP를 보고하면 비웃음을 당했다”며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미 의회가 미확인 비행체나 비행현상에 대해 청문회를 연 것은 1970년 미국 공군이 UFO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블루북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뒤 처음이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