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군사당국이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특수 부대를 파견해 자국 대사관을 경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군과 외교 관리들은 최근 새로 문을 연 키이우 주재 대사관 경비를 위해 특수부대를 파견할 계획에 무게를 두고 있다. 러시아의 미사일 사정거리 내에 있는 대사관 방어와 경호만을 위한 용도”라고 미 당국자를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내용의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WSJ는 “대통령이 승인하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확대되는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역에 군대를 파견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과 분쟁 지역 외교관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 사이에서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특수부대를 파견해 미국 외교관에 대한 러시아 공격을 사전 억제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이 재개될 경우 신속하게 외교관을 탈출시키기 위해서라도 군 파견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WSJ는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수도(키이우)를 향해 공습이나 포격을 가하며 (수도를 점령하기 위해) 계속 공략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WSJ 보도에 대해 “미 외교관들이 키이우 주재 대사관에서 업무를 재개함에 따라 보안 요건 등을 놓고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고, 국방부 고위급에서 미군 배치에 대한 구체적 제안을 논의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8일 키이우 대사관 업무를 재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10일 전인 지난 2월 14일 해당 대사관을 폐쇄하고 폴란드로 인력을 이동시킨 바 있다. 유럽의 다른 국가들도 최근 대사관 문을 다시 열고 있다. 한국도 이달 초 일부 인력을 복귀 시켰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