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美 대중국 전략 비판하고 나선 中 언론 “편견과 냉전적 사고로 가득”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대중국 전략 발표 연설에 중국 관영 언론들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7일 사설에서 “블링컨 장관의 연설은 중국은 ‘도전’으로 미국은 ‘억지력’으로 묘사한다”며 “마치 중국이 침략자이고 미국은 방어자인 것처럼 보인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이것은 미국의 대외적인 행동이 세상 사람들에게 준 느낌과 일치한다”며 “흑백을 뒤집으려는 말의 함정으로, 중국 정치제도에 대한 거만함이자 중국 인민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의 ‘충돌이나 신냉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연설 내용을 언급하며 “미국의 가장 큰 문제는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신문은 최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중 진행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출범 선언과 쿼드 정상회의 등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데올로기로 진영을 구분하고 다른 나라에 선택을 요구하는 것은 신냉전을 위해 나팔을 부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논평을 내고 신냉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아름다운 말’이지만 이러한 외교적 수사학은 여전히 중국이 미국의 패권적 요구에 복종하길 요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미국은 중국의 정치 체제를 변화시키거나 경제 성장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는 블링컨 장관의 발언 등에 대해서도 ‘우리는 한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행동도 지켜본다’는 중국의 옛 속담을 인용하며 일단은 지켜보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왕이웨이 중국 런민대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은 글로벌타임스에 “블링컨 장관은 IPEF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개방성과 포용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예상대로 부드럽게 발언했다”며 “이는 아세안 국가를 끌어들이려면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약화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