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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에서 군종병들이 사라졌다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돼 군인교회들이 대면예배로 전환하는 가운데 과거에 비해 군인들의 예배 참여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군인들과 부대 교회 및 신앙 간 가교 역할을 했던 군종병들이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많이 사라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1일 교계에 따르면 대부분 군인교회는 지난 3월부터 대면예배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2년여 만에 찾아온 대면예배는 군인들의 참석이 매우 저조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경북에 있는 한 군인교회의 경우 코로나 이전엔 600명 정도의 군인이 예배에 참석했지만, 현재는 100명 이하의 인원이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의 한 군인교회는 군인들의 대면예배 참석 규모가 코로나 이전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한 군종목사는 “군선교협의회 등을 통해 알아본 바에 따르면 대면예배에 참석하는 군인들의 규모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대체로 50~6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군인교회의 대면예배가 저조한 데는 군종병들의 부재가 큰 원인으로 꼽힌다. 군종병은 군대 내에서 이뤄지는 종교 활동을 보조하는 병사를 말한다. 주요 군부대에서는 종교 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신앙을 가진 병사들의 지원을 받아 일정 정도의 군종병을 선발했다. 군종병은 부대 안에서 군인들과 교회 및 신앙을 효과적으로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한 군부대에서는 군종병들이 본연의 업무 이외에 고난도 훈련 등 일상적 군대 활동에도 솔선수범으로 참여해 상당한 전도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군부대에서 군종병이 많이 사라졌다. 우선 코로나가 장기화하고 비대면 활동 및 예배가 주를 이루면서 군종병 역할이 이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각 부대에서는 군종병의 필요성을 덜 느끼면서 코로나 기간 중 군종병 선발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군종병에 대한 지원 자체도 줄었다. 경기도의 한 군인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는 문정용 목사는 “보통 군종병을 하게 되면 휴가 등에 있어 적잖은 혜택이 있었고, 이 같은 혜택을 보고 군종병에 지원하는 군인들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 기간 중 종교적 형평성 등의 이유로 군종병 혜택이 크게 줄어 군종병 지원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난감해진 일부 군인교회에서는 군종병 대신 군 간부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군 간부들과의 협력은 군종병들에 비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종병의 부재 외에도 군인들이 그동안 비대면 활동에 익숙해지는 등 군 생활이 비교적 편해진 점도 대면예배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 군인교회 관계자는 “과거 종교 활동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세상적인 안락함이 대신했다”고 전했다. 이어 “비대면 규제가 갑자기 풀리면서 군인교회들이 대면예배와 관련한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