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전역에 심각한 가뭄 비상이 경고 됐음에도 불구하고 남가주 주민들의 물 사용량이 2년 전보다 오히려 26%나 증가해 물 부족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여름 강제 절수령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가주 수자원관리위원회가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A를 포함해 가주 인구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우스코스트 해안 지역 도시들의 지난 4월 물 사용량은 2020년 4월과 비교해 25.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가주 전역에서 도시 주민들은 17.6%의 물을 더 사용했는데, 이는 3월에 비해 미세하게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역사적인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물 사용량 감소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역사적 가뭄 속에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절수 참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LA 타임스는 강제 절수령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개빈 뉴섬 주지사는 아직까지 가주에 강제 절수령을 내리지 않았지만, 저조한 절수 참여가 가뭄이 날로 악화될 시 올해 안에 전 제리 브라운 주지사처럼 강제 절수 행정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최근 성명을 통해 시사한 바 있다.뉴섬 주지사는 지난해 7월 주민들에게 물 소비량 15% 감축을 목표로 자발적 절수 참여를 강조했지만,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누적 절감액은 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앞서 지난 2015년 제리 브라운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가주 역사상 167년 만에 처음으로 강제 절수 명령을 내리며 물 사용량을 25% 이상 강제로 감축하는 방안을 실시했다.당시 가주는 극심한 가뭄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주 전역의 저수지들이 잇달아 바닥을 드러냈고 겨울 강수량이 평년의 5%에도 미치지 못하자 주 정부 차원에서 유례가 없는 비상조치를 내린 것이다.환경 비영리단체인 ‘퍼시픽 인스티튜트’(Pacific Institute)의 피터 글릭 공동 창업자는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가뭄 상황에서 주민들 한 명 한 명의 노력 또한 전례 없는 수준이어야 한다””며 “주 전역이 위기에 놓인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한편 가주는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올 여름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단전 사태 또한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또한 전력사들이 전기 생산 비용이 급증하면서 전기세도 큰 폭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어서 주민들의 재정 부담도 한층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더해 극도의 고온건조한 날씨로 대규모 산불 피해 또한 늘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