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시가 공공장소를 개방하는 등 방역 조치를 완화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베이징시 당국은 “2020년 6월 신파디 시장 집단 감염 사태보다 예방과 통제가 더 어렵다”고 밝혔다.
13일 중국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차오양구 싼리툰의 클럽과 관련된 감염자 5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지난 9일 8명을 시작으로 10일 61명, 11일 65명 등 클럽발 감염자가 곧 200명을 넘어설 기세다. 베이징 16개 구 가운데 14곳으로 번졌을 만큼 확산 속도도 빠르다. 베이징시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4월 22일 이후 지금까지 누적 감염자가 199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밀접접촉자 수도 8615명으로 늘었다.
식당과 술집 등이 문을 연 지난 6일 클럽을 찾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동선도 여러 지역에 걸쳐 있어 감염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베이징시는 지난달 노동절 연휴를 기점으로 식당 내 취식을 금지하고 배달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020년 6~8월 발생한 신파디 농산물 도매 시장 관련 집단 발병으로 300명 이상이 감염됐다”며 “이번 클럽 사태는 2년 만의 가장 큰 집단 발병”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시는 이날부터 재개하려던 초·중·고교와 유치원의 등교를 연기했다. 또 주요 관광지와 술집, 노래방, PC방 등의 운영을 중단하고 감염자가 나온 주거 단지를 봉쇄했다. 차오양구는 전체 주민을 상대로 사흘 연속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다만 베이징에서 한 달 넘게 이어진 준봉쇄 조치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이라 주거 단지 전체를 봉쇄하고 식당 출입을 금지하는 식의 고강도 방역 정책을 도입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시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핵산 검사를 하는 것이 지역사회 내 숨겨진 감염 위험을 선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두 달 만에 봉쇄를 해제한 상하이시에서도 감염자가 계속 늘고 있다. 상하이의 12일 신규 감염자 수는 36명으로 봉쇄 해제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사흘 연속 격리 구역 밖에서 감염자가 나와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