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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美학자들 ‘1년내 경기침체 온다’ 응답 18→44%”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1년 내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비율이다.

19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경제학자 44%가 앞으로 12개월 내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2월 38%,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2월 26%보다 높은 수준이다.

WSJ는 이같은 응답률과 관련 “통상 경기 침체 직전이나 실제 경기침체기에만 나타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1.5~1.75%로 0.75%포인트 인상한 직후인 16~17일 이틀에 걸쳐 53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WSJ가 2005년 중반 이같은 내용의 설문을 시작한 이후 경기침체 전망이 44%를 넘어섰던 적은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했던 시기와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가 유일하다. 역대 최고 경기침체 응답 비율은 2009년 1월 98%였으며,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5월에는 95%를 기록했다. 그외 2010년부터 2010년 사이 20년 동안은 10~34% 사이를 오가는 수준이었다.


경기침체를 전망하는 비율은 올 들어 가파르게 늘고 있다. WSJ가 올 1월 실시한 조사에서 12개월 내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응답은 18%에 그쳤지만 4월 조사에서는 28%로 늘었으며, 이번 조사에서 44%로 훌쩍 뛰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과 가계의 높은 자금조달비용, 폭발적인 인플레이션 속도, 공급망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충격 등 복합 요인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이와 캐피털 마켓즈 아메리카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모란은 “연준은 브레이크를 세게 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기침체를 피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Y파르테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레이다코도 “현재 미국 경제는 완만한 경기침체로 가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여름동안 휴가나 여행 등에 소비를 이어가겠지만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 물가 상승은 소비력을 잠식하고 주택구매 활동을 위축시키며, 기업 투자와 고용을 제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올해 미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3%로 4월 조사 결과(2.6%)의 절반에 불과했다. 연말 기준 실업률은 3.7%로 미국 노동부가 밝힌 5월 3.6%보다 소폭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내놓는 암울한 전망과는 달리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등 미국 행정부 관료들은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옐런 장관은 이날 ABC뉴스에 출연해 미국 경제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경기 침체가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장으로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경기 침체(recession)가 불가피하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탄탄하고 소비가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는 이유를 들었다. 옐런 장관은 “소비자 지출이 여전히 매우 강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고, 식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소비가 강세”라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디스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미국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미국 경제의 유연성과 기초 체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