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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민 “교회, 디지털전환 시대 뒤처졌다”


국내 톱티어 인공지능(AI) 전문가이자 KT 최연소 임원인 배순민(42) AI2XL연구소장은 디지털전환(DX) 시대에 교회는 변화에 뒤처져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믿음의 과학자인 그는 크리스천 리더들이 진리의 중심에서 선도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소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파크뷰에서 열린 제16회 크리스천리더스포럼(CLF·회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에서 ‘인공지능에서 메타버스로의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강연했다. CLF는 정·관계와 학계 경제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크리스천 오피니언 리더들이 강연과 말씀, 신앙 간증 등을 통해 친교를 나누는 모임이다.

배 소장은 카이스트(KAIST)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전기전자컴퓨터공학 석·박사를 받았다. 삼성테크윈 로봇사업부 AI개발팀장, 네이버 클로바 AI리더를 거쳐 지난해 KT 최연소 여성 임원인 AI2XL연구소장(상무)이 됐다.

이날 배 소장이 강의한 주제와 내용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지난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숍에서 강의한 것과 같다. 배 소장은 “베이비붐세대는 TV, X세대는 컴퓨터, 밀레니얼세대는 휴대전화, Z세대는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했다. 플랫폼이 다양해지는 만큼 개인이 가지는 페르소나(가면)도 다양해지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세상과 실제 세상이 동일해지는 시기가 왔다”며 메타버스를 강조했다.

감정을 가진 AI 출현도 예견했다. 배 소장은 “세계 가전 전시회 2022에서 로봇과 디지털 휴먼이 일상이 된 걸 체감했다. 가상현실이 지능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전환이 확산되면서 기술과 문화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크리스천 리더의 변화도 요청했다. 배 소장은 “한때 교회는 세상을 리드했는데 지금은 뒤처지게 됐다”며 “교회는 진리 안에서 메시지를 전하면서 변화의 시대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언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이 시대 ‘땅끝’은 MZ라 칭하는 다음세대”라며 “크리스천 리더들이 한 손엔 성경, 한 손엔 컴퓨터를 들고 그들과 교제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 후엔 최근 구글 AI인 ‘람다’가 자의식이 생성됐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된 질문도 나왔다. 배 소장은 “대화와 관련한 세밀한 데이터 중 자의식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데이터가 들어간 게 아닐까 싶다”며 “그럼에도 AI에 대한 인간성 정의 공평 등 인문학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말씀은 유쾌하고 재미있는 설교로 알려진 더푸른교회 강은도 목사가 ‘다스림을 받은 자가 다스릴 수 있다’(삼상 15:1)는 제목으로 전했다. 강 목사는 “본문은 하나님 말씀을 듣는 것, 청종(聽從)하라는 메시지”라며 “사울 왕이 실패한 것도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청종하지 않아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팬데믹을 거치며 교회들이 힘들다고 하는데 역사적으로 교회는 늘 힘들었고 그때마다 하나님 말씀을 붙잡았다”며 “하나님 말씀을 듣는 사람이 세상을 섬길 수 있고 다스릴 수 있다. 섬김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권면했다.

다음 포럼은 8월 23일 개최되며 한기채 중앙성결교회 목사의 말씀과 한정화 전 중소기업청장의 강연이 있을 예정이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