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는 시위를 하던 홍콩인이 영사관 안으로 끌려 들어가 폭행당한 사건에 대해 중국 당국이 18일 자국 외교관사를 향한 시위대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영국 경찰의 이 사건 조사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소란을 떠는 사람들이 불법으로 중국 영사관에 들어와 중국 외교관사의 안전을 위태롭게 했다”며 “어떤 나라의 외교기구도 관사의 안녕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권리가 있다”고 답했다.
왕 대변인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국 영사관의 안녕과 존엄은 침범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영국이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고 효과적인 조처를 해 영사관의 관사와 인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BBC방송·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열린 시 주석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던 한 남성이 영사관 부지 내로 끌려가 구타당했다. 영사관에서 나온 사람들은 헬멧과 보호복 등을 갖추고,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매체는 영사관에서 최소 8명이 나와 홍콩 출신 시위자 1명을 안으로 끌고 들어가 주먹과 발로 폭행했다고 전했다.
폭행은 현장으로 출동한 영국 경찰이 영사관으로 진입해 구타당하던 남성을 끌어내면서 멈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최근 홍콩에서 영국에 이민 온 30대 남성으로 알려졌다.
왕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는 “우리는 영국 측이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과 영사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의 규정에 따라 중국 주영 대사관·영사관이 정상적으로 직무를 이행하는 데 도움을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정례 브리핑 질의응답을 게시하면서 이 사건과 관련한 부분은 공개하지 않았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