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앞으로 20년 안에 50% 확률로 팬데믹이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이츠는 27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이 일어날 가능성은 어느 나라에도 있다. 화재에 비유할 때 초기에 소화하지 않으면 세계를 삼킬 수 있다”며 이렇게 전망했다. 팬데믹은 코로나19처럼 세계적 대유행의 단계를 말한다.
게이츠는 코로나19 대유행 전부터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경고하며 백신 개발과 보급을 주장해왔다. 전처 멀린다와 함께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해 감염병 억제와 빈곤 퇴치 활동을 전개했다.
이로 인해 게이츠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미국인들로부터 ‘백신 판매를 위해 감염병을 고의로 퍼뜨렸다’거나 ‘백신을 통해 두뇌로 나노 칩을 심어 사람을 조종한다’는 식의 오해를 받아왔다. 게이츠는 이런 소문을 수차례 부인했다.
게이츠는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감염병 발발 가능성에 대해 “중국이나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새로운 질병이라고 조용히 지켜볼 것이 아니라 발생 단계에서 진화해야 한다”며 조기 차단을 강조했다.
자신이 제안한 ‘글로벌 감염병 대응·동원팀’(GERM)을 ‘소방대에 비유하면서 “연간 10억 달러(약 1조2900억원)보다 조금 큰 비용을 요구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세계가 입은 14조 달러(약 1경8000조원)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면 큰 금액도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빈국의 감염병을 억제하면 부국에서도 혜택을 입을 수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를 찾기 위한 진단 키트가 개발도상국에 필요했다. 하지만 부국이 독점했다”고 비판했다. 감염병 팬데믹을 억제하기 위해선 국가 간 상생이 요구되지만, 결국 많은 자본을 가진 나라의 매점으로 결국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얘기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